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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유료 아이템 팔면 '죄'가 되는 세상

오피니언 기자수첩

유료 아이템 팔면 '죄'가 되는 세상

등록 2025.09.17 16:30

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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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무과금 유저는 게임을 어떻게 즐기라고."

게임에 돈을 잘 쓰지 않는 유저들이 자주 하는 불평이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 등 과금 요소가 많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일색의 국내 게임 환경에서는 이런 비판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주로 돈을 쏟지 않으면 게임을 즐길 수 없고, 과금 없이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는 점을 꼬집었다. 경쟁을 위해서는 상대보다 강한 아이템을 보유해야 하는데, 이른바 '현질'을 하지 않으면 승리가 아닌 패배만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게임 개발에 투입한 돈을 회수하려는 게임 업계의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BM)이 반영된 것이었다. 그러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법적 규제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해 시행되면서 이런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그동안 일부 게임 회사가 확률을 조작해 돈을 벌었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면서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하는 트렌드가 생겼다. '무과금'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이른바 '착한 BM' 전략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일례로 엔씨소프트는 오는 11월에 선보일 신작 MMORPG '아이온2'에 월정액 형태의 '배틀패스'와 편의성을 제공하는 2~3만원대 멤버십 정도를 판매하기로 했다. 또 게임 능력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외형 아이템만 유료로 판매할 방침이다.

컴투스의 MMORPG 신작 '더 스타라이트'도 과금과 무과금 유저 격차를 줄이기 위해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삭제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을 맡은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역시 과금 없이도 충분히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의도는 좋다. 그러나 게임의 재미도 함께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 게임을 즐기는 고객은 '무과금 유저'만 있는 게 아니다. 돈을 써 아이템을 구매하고 성장하면서 다른 유저와 경쟁하는 데서 재미를 찾는 이들도 있다. 게다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주요 창구인 BM을 제한하기만 하면, 회사의 매출이 떨어져 더 좋은 게임을 만들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

BM은 게임회사 '운영 지속성'을 위한 근간이다. 당연히 지나친 과금 유도는 지양해야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수익을 포기한 게임 역시 '건강한 채소'에 지나지 않다. 게임 회사는 법에 따라 정확한 확률을 고지하고 지키면 될 일이다. 유저 역시 '정직한 BM'을 갖춘 게임에 채찍질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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