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장, '알리 합작' 카드 전면 가동셀러 락인·공급망 연동···'쿠팡 추격전' 본격화
신세계그룹은 26일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G마켓의 새 대표로 장승환 전 라자다 그룹 CBO를 내정했다. 장 신임 대표는 1985년생으로 알리바바 산하 동남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의 필리핀 공동 창업자이자 인도네시아 법인 대표를 지냈다. 이후 라자다 그룹 최고사업책임자(CBO)를 맡아 다국가 사업 운영과 크로스보더(해외 직판) 부문을 총괄했으며 최근까지 신세계와 알리바바 간 합작 실무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최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공동으로 조인트벤처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했다. 이 합작법인에는 신세계가 보유한 G마켓 지분이 현물 출자되고 알리바바는 3000억원 현금을 출자했다. 양사는 각각 지분 50%를 확보했고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는 모두 합작법인(JV) 산하 자회사로 편입됐다.
G마켓은 2021년 이베이코리아에서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이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수 첫 해 소폭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냈고 지난해 9월에는 희망퇴직까지 단행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G마켓의 누적 영업손실은 419억원에 달한다. 알리바바와의 합작은 이런 상황에서 외부 자본과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해 재무 구조를 안정시키고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정 회장의 '투트랙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플랫폼 운영과 판매자 생태계 확장 경험을 바탕으로 G마켓의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G마켓은 최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셀러를 대상으로 '판매자 상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우수 셀러 락인 전략과 주요 카테고리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신선식품·뷰티·리빙 등 고성장 카테고리 정비, 이마트와의 공급망 연계를 통한 원가 절감, 멤버십 프로모션 구조 개선 등이 장 대표가 안고 있는 주요 과제다.
특히 알리바바의 글로벌 물류망을 활용해 국내 60만 판매자에게 해외 판로를 빠르게 열어주는 전략이 G마켓의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대표가 라자다 시절 다국적 운영과 해외 직판에 특화된 전략을 주도했던 만큼 해외 수출 플랫폼으로서의 G마켓 역할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 관계자는 "G마켓은 단순한 쇼핑 플랫폼이 아니라 국내 셀러의 글로벌 진출을 이끄는 교두보로 진화할 것"이라며 "알리바바와의 협력을 통해 AI 역량과 글로벌 인프라를 빠르게 흡수하고 실적 개선과 성장 전략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G마켓이 쿠팡 중심으로 재편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G마켓의 글로벌화 시도와 장 대표의 합류가 그동안의 부진을 반전시킬 단초가 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 1~2년간의 성과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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