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두나무 인수로 핀테크 부문 확장 모색전 부문 고른 성장 예상···'슈퍼앱' 탄생도 목전글로벌 시장도 '출사표'···AI·헬스케어 사업 박차
네이버의 이런 청사진은 이해진 이사회 의장 복귀와 함께 가시화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에서 입지가 탄탄한 국내외 기업과 연거푸 손을 맞잡으며 발 빠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정보기술(IT) 플랫폼 시장 공룡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몸집 키우는 네이버···국내 '정상' 노린다
네이버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편입하겠다는 보도가 연일 쏟아지면서, 네이버의 확장 정책이 업계 안팎 이목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나무 편입으로 네이버가 디지털 자산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양사는 현재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포괄적 주식교환 절차를 밟고 있다. 주식교환 비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거래가 성사되면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의 지배구조가 형성된다.
이를 두고 네이버 핀테크 사업도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딜이 성사되면 결제·금융·암호화폐 거래가 네이버 플랫폼상에서 한번에 이용 가능해지는 만큼 자연스럽게 사용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회사는 그동안 수차례 협력해왔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2019년 약 8억9800만 달러 규모의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 그로스 펀드'를 조성해 성장주 투자를 진행했으며, 동남아·인도 등에서 사업을 함께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1일 네이버페이가 '증권플러스 비상장' 지분 70%를 686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기존·신사업 '착착'···글로벌 패권도 '승부수'
국내 포털 강자 네이버로서는 그간 고민이 컸다. 포털 중심의 단조로운 사업 구조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IT 플랫폼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이런 우려는 가시화됐다. 네이버 포털 부문의 경우 대부분 매출이 광고에서 오는 구조인데, 광고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침체기를 겪었다.
202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네이버 주축인 '서치플랫폼(검색)' 사업의 매출 비중이 50%에 육박하던 터라 근심은 더욱 컸다. 실제 2021년에는 '서치플랫폼' 사업에서 나오는 매출이 전체의 절반(48.3%) 가까이 됐다.
광고 시장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려웠던 와중에 '챗-GPT' 발(發) 생성형 AI 돌풍도 네이버에는 큰 위기감으로 다가왔을 터였다.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를 발표하면서 검색·포털계 파장을 몰고 왔다.
네이버는 적극적인 광고 확장 정책으로 큰 위기를 겪지 않았지만, 상황을 본질적으로 타개하기 위한 수단이 절실했다. 이에 글로벌 트렌드가 된 AI 사업부터 팠다. 결국 네이버는 2023년 8월 그간 연구에 매진하던 파운데이션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하고 버티컬 서비스를 내놨다. 이제는 구글·챗GPT 등의 이른바 AI 침공에 대해 어느정도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조만간 AI 사업의 수익화도 점쳐지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진다.
콘텐츠 부문에서는 2024년 네이버웹툰의 미국 나스닥 상장이 대표적이다. 이해진 의장의 콘텐츠 청사진이 가동되는 순간이었다. 이해진 의장은 줄곧 콘텐츠를 한국 기업의 미래로 보고 꾸준한 투자를 이어왔다. 웹툰의 미국 법인 설립도 당초부터 이해진 의장의 이런 계획 아래 이뤄졌다.
네이버는 이를 기점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달에는 디즈니와 손을 잡으면서 '글로벌 콘텐츠 제국'이라는 꿈에 한걸음 다가섰다.
이런 글로벌 확장 기조는 이해진 의장 등판 이후 가속하는 추세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테크비즈니스(인도·스페인, 헬스케어) ▲전략사업(중동·아프리카, 클라우드) ▲전략투자(북미, C2C)의 세 조직을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글로벌 패권 경쟁에 돌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 물러나 있던 이해진 의장이 복귀를 택한 것은 위기감과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창업자의 타고난 감각에 따른 것"이라며 "글로벌 관점에서 도전적이고 과감하게 사업을 추진한 만큼, 가까운 미래 성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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