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GLP-1 비만 신약, 당뇨병으로 적응증 확장 나서'근육량 증가' HM17321, 2031년 상용화 목표 세워항암 후보물질 HM97662, 1상 ESMO서 공개 예정
국내 첫 GLP-1 신약부터 근육 증가 등 비만 다수 확보
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해 하반기 GLP-1 계열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2026년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약물은 독자 개발한 '랩스커버리(LAPSCOVERY)' 플랫폼을 기반으로 위장 부작용을 줄이고 동양인 타깃으로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비만 적응증에 더해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의 확장도 추진 중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SGLT2 저해제 및 메트포르민과의 병용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글로벌 3상을 수행했던 사노피와의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혈당 조절 외에도 심혈관, 신장 등 대사질환 전체를 아우르는 '다중 적응증' 전략이 엿보인다.
GLP-1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지적돼온 근손실 문제를 보완한 신개념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CRF2 수용체를 타깃하는 UCN2 유사체 기반 비만 치료제 'HM17321'은 지방을 선택적으로 감량하면서 근육량은 유지하는 효과를 비임상에서 확인했고 최근 미국 FDA에 임상 1상 IND를 제출했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31년으로 설정됐다.
GLP-1·GIP·글루카곤을 동시에 타깃하는 삼중 작용제 'HM15275'도 2030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시장에선 '계열 내 최고(Best-in-Class)'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R&D 핵심 항암···미충족 의료 수요 초점
비만 신약과 함께 한미약품이 집중하는 또 다른 분야는 항암 치료제다. 기존 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하거나 치료 공백이 존재하는 '미충족 의료 수요'에 대응하는 신약 개발을 통해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후보물질은 KRAS 변이 억제 신약 'HM101207'이다. 이 물질은 KRAS 돌연변이 활성화를 유도하는 SOS1 단백질과의 결합을 차단함으로써 G12C를 포함한 다양한 변이형 KRAS의 기능을 억제하는 구조다. 기존 G12C 억제제의 한계로 지적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임상 단계에서는 RAS-off 억제제와의 병용투여 시 항암 시너지 효과도 입증한 바 있어 단독뿐 아니라 병용 치료제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EZH1/2 이중저해제 'HM97662'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 EZH2 선택적 억제제 대비 항암 효과를 높이고 내성 문제를 줄일 수 있는 구조다. 2021년 국가신약개발사업의 지원과제로 선정됐다.
혈액암 비임상 모델에서는 단독 투여만으로도 의미 있는 종양 억제 효과를 나타냈으며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성 고형암 환자 대상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1상 결과는 이달 유럽종양학회(ESMO 2025)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노보메디슨에 기술 이전된 BTK 저해제 '포셀티닙'을 비롯해, 고형암을 겨냥한 HM16390, BH2950, BH3120 등 복수의 신약 후보물질이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과 그 한계를 보완한 비만치료제, 다중 작용 대사질환 치료제, 고형암·혈액암 대응 항암 신약까지 다층적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기술력 중심의 신약개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신약의 상용화까지는 수년이 소요되는 만큼 실제 실적 반영과 사업화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투자자 관점에서는 부담 요소다.
또한 항암제 시장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기술이전이나 병용 요법 등 파트너십 전략과 국내외 허가 전략이 중장기 성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단순 제네릭 중심의 국내 제약사들과는 달리 기술 기반 신약개발에 집중하며 리스크를 감수하고 있다"며 "다만 복수 파이프라인 중 일부라도 조기 상업화 또는 기술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얼마나 설계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에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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