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글로벌 위탁생산 수요 급증바이오시밀러 신제품 연속 출시, 미국 시장 확대생산기지 강화 전략···미래 성장동력 확보
삼성과 셀트리온, 양대 축의 선전은 단순한 분기 실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국내 바이오 산업이 시장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K-바이오'의 다음 도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5717억원, 영업이익 544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한 물량 증가를 넘어 수주 확대와 공장 가동률 개선이 맞물린 결과로 인천 송도에 위치한 4공장이 본격적인 풀가동에 돌입하면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4월 시험 가동에 들어간 5공장도 내년 하반기부터 매출 기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바이오 위탁생산 시장의 지형 변화도 삼성바이오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가 중국계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을 견제하는 생물보안법 입법에 나서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탈중국 기조 아래 새로운 생산 파트너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는 이 같은 흐름 속에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잇따라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재팬' 행사에서는 현지 상위 제약사 4곳과 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달에는 미국 제약사로부터 1조80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단순한 후발주자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내 전략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들이 삼성바이오를 보다 안정적인 생산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며 "국내 CDMO 기업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역시 3분기 실적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 셀트리온의 3분기 매출은 1조1320억원, 영업이익은 333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 시장 내 사업 구조 전환이다. 기존에는 글로벌 제휴망을 통해 제품을 간접 유통해왔지만 최근에는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직접 판매에 나서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유통 마진을 줄이고 영업 효율성을 높인 결과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일라이릴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인수한 것도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미국 내 생산 인프라 확보로 고율 관세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게 된 데다 직접 판매 체계를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셀트리온은 이 공장의 절반은 기존 위탁생산으로 유지하고 나머지는 자사 제품 생산에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확대도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들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앱토즈마', 골질환 치료제 '스토보클로-오센벨트', 알레르기 치료제 '옴리클로', 안과질환 치료제 '아이덴젤트' 등 다섯 종의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추가로 확보하며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달 초 출시한 '앱토즈마'는 다른 미국 출시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현지 법인을 통한 직접 판매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기존 제품의 판매 과정에서 쌓은 유통망과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보험사, 약가관리기관(PBM), 처방 전문의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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