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실적 부진 우려 속 보합권맥주 출하량·광고비 부담에 반등 제한하반기 점유율 확대가 관건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2분 기준 하이트진로는 전 거래일 대비 0.27% 내린 1만8800원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고점을 높이는 동안에도 주가는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 기대보다 약한 3분기 실적 전망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하이트진로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10% 감소한 620억원 안팎으로, 시장 컨센서스(650억원 내외)를 소폭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부진의 직접적 요인으로는 맥주 출고량 감소가 꼽힌다. 여름 성수기에도 판매 회복세가 이어지지 않았다. 내수 시장 침체와 수출 둔화가 겹치면서 수익성에도 압박이 커졌다는 평가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수기 수요 둔화에 더해 유흥시장 침체와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맥주 출고량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며 "수익성 악화가 3분기 실적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소비 트렌드 변화도 실적 둔화를 부추기고 있다. '술 안 마시는 한국' 현상이 확산한 탓이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음주 인구 감소와 내수 위축 여파로 주류업계 전반이 3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맥주·소주 출고량 모두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광고선전비 증가 역시 단기 수익성엔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이트진로가 하반기 들어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마케팅 집행을 확대한 영향이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광고선전비 비중이 매출 대비 8.9%로 상승해 단기 수익성이 둔화될 것"이라고 짚었다.
현재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0~11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상 바닥권에 근접해 있다. 실적 부진이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만큼 단기 하락 여력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업황 반등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주가가 역사적 밸류에이션 하단에 도달한 상태지만, 실적 반등 신호 전까지는 제한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소비 회복과 베트남 공장 가동 등 중장기 모멘텀의 가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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