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국적항공사로 메가캐리어 도약···통합 대한항공 '순항'2045년 매출 목표 2배 성장···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 기대'신사업' 우주항공 육성···"서울~뉴욕 택배 3시간 시대, 머지 않아"
한진그룹이 항공·우주·미래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올해 창사 80주년을 맞은 한진그룹은 장기 미래전략인 '비전(VISION) 2045'를 선포하고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항로를 제시했다.
지난해 한진그룹은 자산 58조원, 매출 31조원, 영업이익 2조5000억원을 올리는 재계 14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20년 후인 2045년엔 매출을 2배 끌어올려 '매출 60조원' 시대를 활짝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합병' 변곡점 맞은 한진그룹
한진그룹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았다. 내년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본격적인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올해 화학적 결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적 항공사로서 대한항공의 지위는 이전보다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한진그룹 매출의 80% 이상을 견인하며 그룹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아시아나항공 실적까지 합산하면 매출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2020년 11월 시작된 4년여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장정을 마무리한 대한항공은 현재 국내 항공업계 재편의 선봉장에 서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3사의 본격적인 통합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10월 말 예정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의 통합을 완료한 이후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하나의 통합 LCC 브랜드로 출범시킬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치면 총 228대 기단을 운용하게 되며 규모의 경제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조원태 회장은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조직, 시스템, 업무 관행 등 모든 분야에서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를 주문하며 규모보다는 품질을 강조하는 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미국 보잉과 '50조원 규모' 103대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기단 현대화에 나섰다. 유럽 에어버스와도 '18조원 규모' 최첨단 중대형 항공기 33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시너지가 발휘되면서 장거리 노선의 고운임이 유지되고 정비비, 유류비 같은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중장기적 측면에서 이익 레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교훈···신사업·사업다각화 속도
한진그룹은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계기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로 도약하면서 수송보국을 넘어 미래 항공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항공업 위주의 단일한 사업구조로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만큼 여객·화물 사업에만 머물지 않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한항공은 투자 곳간을 풀고 항공우주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항공사가 운항뿐 아니라 우주발사체·인공위성 개발·제작까지 뛰어든 것은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특히 대한항공은 올해 들어 국내 방산 수주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외 방산업체와 협력해 올해에만 3건의 방위사업청 입찰에서 '3연승'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그 결과, 대한항공의 우주항공 사업 부문은 6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우주항공 부문의 영업이익은 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모습과 상반된 행보다.
도심항공교통(UAM)에 대해선 2029년을 목표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주역으로서 유인과 무인, 탐사, 위성 물류, 우주 운송 산업 등 다가오는 우주 경제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에서 무인기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무인기 분야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갖춘 기업이자 무인기 시대를 이끄는 방산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면에 나선 조현민 한진 사장···'우주 물류' 띄운 이유
대한항공의 성장을 중심으로, 한진그룹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3일 창립 80주년을 맞아 발표된 '비전 2045'도 이 일환이다.
이날 발표된 7가지 미래 발전 전략으로는 ▲대한항공과 연계해 항공우주·미래 모빌리티 분야 진출 ▲인공지능(AI) 기반 물류 기술 혁신 선도 ▲우주 물류 솔루션 구축 ▲디지털 전환을 통한 최고 수준의 수송 물류 서비스 ▲관광·호텔·부동산 등에서 부가가치 창출 ▲인재·물류 전문가 양성을 위한 투자 확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경영 확대 등이 제시됐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종합물류 그룹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조현민 ㈜한진 사장이 전면에 나서 한진그룹이 미래 비전을 직접 발표한 점에서 '물류 사업'의 강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발표의 주제도 물류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진그룹의 육상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한진은 현재 글로벌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2022년부터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동남아를 넘어 유럽과 북중미까지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조현민 ㈜한진 사장은 "대한항공은 항공업의 경계를 항공·우주·미래 모빌리티 이커머스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한 식구가 된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를 통해 중요한 안전의 필요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의 물류사업은 또 한 번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조 사장의 발언 중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우주 물류' 분야다.
조 사장은 "머지않아 서울에서 뉴욕까지 택배를 3시간 만에 보낼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한진이 그 길을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한진은 물류의 관점에서 위성 회수나 달 궤도 내 물류 이동 같은 실질적 분야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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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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