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글로벌 조선사' 날개짓 한화오션, 안전관리는 외면했다

산업 항공·해운 ESG나우

'글로벌 조선사' 날개짓 한화오션, 안전관리는 외면했다

등록 2025.11.21 15:18

김제영

  기자

2025년 ESG등급, 사회부문 최하점 'D등급' 강등작년 사망사고 5명, 올해 2명···산업재해 매년 증가K-해양 방산 대표주자로서 글로벌 신뢰 저해 우려

'글로벌 조선사' 날개짓 한화오션, 안전관리는 외면했다 기사의 사진

한화오션이 올해 ESG등급 사회부문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잇따르면서 산업안전보건 리스크 관리가 미흡했다는 이유에서다. 산업재해 건수와 부상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미국 마스가(MASGA)를 중심으로 K-해양 방산의 대표주자로 보폭을 넓히는 가운데 안전관리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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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한화오션, 올해 ESG 사회부문 평가에서 최하점 D등급

중대재해와 산업재해 지속 증가가 주요 원인

안전관리 미흡 지적 속 글로벌 방산사업 확대 중

숫자 읽기

2023년 임직원 근로손실재해 26건→2024년 32건 증가

협력사 근로손실재해 41건→70건, 부상자 89명→130명 급증

HD현대중공업은 임직원·협력사 합계 40건, 사망 1건

배경은

한화오션, 지난해 노동자 5명 사망 등 중대재해 반복

61건 법 위반 적발, 2억6555만원 과태료 처분

사회부문 등급 2023년 B+→B→올해 D로 하락

자세히 읽기

한화오션, 안전 혁신 선포식 개최 및 20대 혁신 과제 발표

대표이사, 현장 안전관리 책임 강조

그러나 실질적 개선 효과 미흡 평가

어떤 의미

산업재해 반복 시 글로벌 방산사업 신뢰도·공급 안정성 저해 우려

미국 등 해외 계약, 산업안전 실적 정량평가 필수

한국 조선소 위험 외주화 구조도 리스크 요인

21일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2025년 ESG평가에서 사회(S) 부문 최하점인 D등급을 받았다. 이는 상반기 B등급에서 두 단계 하향 조정된 점수다. 지배구조(G) 부문은 D등급, 환경(E) 부문은 A등급, 통합 C등급을 유지했다. 이번 ESG평가는 올해 2분기 등급 조정 후 7월부터 10월까지 확인된 내용을 반영해 조정된 것이다.

사회부문 등급이 하락한 것은 연이은 중대재해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노동자 5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겪었다.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 특별감독에 따르면 지난해 초 한화오션 작업장 내 61개 조항의 법 위반사항이 적발돼 2억6555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감독은 1년간 3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사업장에서 실시한다.

올해도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 9월 브라질 국적 감독관 추락 사고에 이어 10월 비계 구조물 조립 사고로 하반기에만 2명의 노동자가 연달아 사망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총 1조9760억원의 안전 예산을 편성해 3년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실효성은 없었다.

앞서 사회부문 등급은 2023년 B+등급에서 지난해 B등급으로 한 차례 낮아졌다. 그럼에도 올해 사망 사고가 잇따르자 결국 최하점인 D등급으로 추락한 것이다.

한화오션은 또다시 수습에 나섰다. 지난 12일 거제사업장에서 안전관리의 근본적 혁신을 취지로 '안전 혁신 선포식'을 진행했다. 안전과 관련한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20대 안전 혁신 과제를 현실화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이날 선포식에서 "안전 불감증과 안전을 타협했던 과거의 관성을 버려야 할 때"라며 "안전 혁신의 걸음이 반드시 현장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대표이사로서 모든 책임을 가지고 함께 가겠다"며 안전관리에 책임질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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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은 거듭 안전경영을 선언했으나 사망사고를 포함한 산업재해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임직원의 근로손실재해건수는 지난해 32건으로 2023년(26건)보다 늘었다. 업무관련 부상자 수는 33명에서 40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협력사의 산업재해는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근로손실재해건수는 41건에서 70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고, 업무관련 부상자 수는 89명에서 130명으로 많아졌다. 이는 임직원 대비 협력사 인력이 더 많은 탓도 있겠으나 협력사의 산업재해율이 3.45%로 임직원(3.34%)을 역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대적인 건수도 많아진 셈이다.

반면 조선 1위 HD현대중공업은 올해 ESG평가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이 전부 A등급으로, 통합 A등급을 유지했다. 지난 2023년부터 3년 연속 통합 A등급을 유지하며 업계 ESG경영에 앞장선 모습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의 근로손실재해 건수는 임직원 22건, 협력사 18건, 총 40건으로 나타났다. 사망사고는 협력사 1건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한미 조선 협력을 강화하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와 캐나다 잠수함 수주,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 굵직한 국가 전략 사업을 맡으며 K-해양 방산의 대표주자로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사망사고를 포함한 산업재해가 반복되면 공급 및 납기 안정성 리스크뿐 아니라 글로벌 신뢰도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은 조선·방산 계약에서 업체의 산업안전 실적과 사고 이력 전반 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항목을 둔다. 실제 총사고기록율, 근로손실재해율, 중대재해 변경 및 결근비율 등 지수와 사망사고 이력, 벌금 및 제재 이력, 하도급사·협력업체 안전관리 등이 포함된다.

미국이 이 같은 항목을 평가하는 건 안전 문제는 곧 납기 지연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잦은 산업재해로 작업이 빈번히 중단되면 공정이 지연되고 방산 계약 이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 조선소의 위험 외주화 구조는 평가에서 리스크 요인이다. 근로자 안전관리에 대한 평가는 단순 사고 여부에 그치는 게 아닌 사업 조달의 자격 기준인 셈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캐나다 잠수함 수주 직전이고 핵추진 잠수함과 마스가 프로젝트 등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다"며 "(ESG등급 평가 등에 사망사고 등이 반영된 점에 대해)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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