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바이오 이디야, '대용량 전쟁' 뒤늦은 가세··· 메가·컴포즈 추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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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야, '대용량 전쟁' 뒤늦은 가세··· 메가·컴포즈 추격전

등록 2025.12.09 16:32

김다혜

  기자

논커피 음료 14→18온스 확대대용량 전략 한계···추가 경쟁 요소 관건

이디야, '대용량 전쟁' 뒤늦은 가세··· 메가·컴포즈 추격전 기사의 사진

이디야커피가 중저가 커피 시장 경쟁에서 밀리자 제품 체계를 손보며 반전 카드 마련에 나섰다. 한때 '가성비 카페'의 원조로 꼽히던 이디야는 최근 메가커피·컴포즈커피 등 후발 대용량 브랜드에 밀리며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이디야는 논커피 음료 중심으로 용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메뉴 재정비에 들어갔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디야는 오는 16일부터 밀크 베버리지·티·플랫치노 등 논커피 음료의 기본 용량을 기존 14온스에서 18온스로 늘린다. 단일 사이즈였던 플랫치노와 쉐이크에는 엑스트라 사이즈를 새로 도입한다. 논커피 카테고리의 평균 용량을 끌어올려 소비자가 체감하는 '혜택'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변화의 배경에는 중저가 커피 시장의 판이 달라진 것이 자리한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는 에이드·프라페 등 논커피 음료에서 대용량 전략을 앞세워 점포 수와 매출을 빠르게 키웠다. 두 브랜드가 만든 '대용량=가성비' 공식이 이미 중저가 시장의 표준처럼 자리 잡았다.

반면 이디야는 가격은 중저가 수준이면서도 용량 경쟁력이 약하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논커피 메뉴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14온스 체계를 고수한 탓에 가성비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회사 매출은 2022년 2778억원에서 2023년 2755억원으로 소폭 줄었고 지난해엔 2419억원으로 12%가량 더 감소했다.

다만 용량 확대만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회의적 전망도 나온다. 메가커피·컴포즈커피는 이미 대용량을 넘어 광고 모델 기용, 메뉴 확장, SNS 마케팅, 공격적 출점 전략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디야가 격차를 좁히려면 용량 외의 새로운 경쟁 포인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디야는 최근 플래그십 매장 '이디야커피랩'을 리뉴얼하고 델리·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브랜드 전반의 체질 개선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논커피·디저트 라인을 확대하고 매장 디자인도 손보는 등 다변화된 소비 행태에 맞춘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용량 조정이 중장기 전략과 맞물려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시장에서 대용량은 이미 기본 조건이 됐다"며 "이디야가 추가적인 경쟁 요소를 마련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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