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납부 앞둔 오너일가 현금화···'2조원' 신탁 처분장내 매도 피했지만 고점 신호 해석에 투심 '흔들'AI·메모리 호황에도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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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사상 최고치 경신
오너 일가 대규모 지분 매도 논란 확대
상속세 납부 위한 현금 확보 목적
홍라희 명예관장, 삼성전자 1500만주 신탁 매각 계약
약 2조850억원 규모
삼성전자 시가총액 887조3000억원, 코스피 시총 20% 이상 차지
매각은 일시에 물량이 쏟아지지 않도록 신탁 방식 선택
반도체 업황 회복, AI 수요 확대로 주가 상승 여력 충분 평가
KB증권, 삼성전자 목표주가 20만원으로 상향
오너 일가 매도, 단기 고점 신호로 해석 가능성
개인투자자 과잉확신 심리로 변동성 확대 우려
삼성전자 흔들릴 경우 코스피 전체 상승동력 약화 가능
전문가들, 이번 매도는 상속세 납부 목적 강조
펀더멘털 변화로 해석 무리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여전
이번 매각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별세 이후 삼성 일가가 2021년부터 5년간 연부연납 방식으로 납부해온 상속세의 마지막 회차를 앞두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 일가는 오는 4월 마지막 상속세 납부를 앞두고 있다.
이번 거래가 장내 매도가 아니라 신탁 계약을 통한 처분이라는 점은 단기 충격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홍 명예관장은 신한은행과 유가증권 처분 신탁 계약을 체결해 일정 기간에 걸쳐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을 택했다. 일시에 물량이 쏟아지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시장 안팎에선 한창 불붙은 투자 심리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세를 이어온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주식 처분은 자칫 '고점'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월만 해도 5만원대에 머물렀지만 반도체 업황 반등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대가 맞물리며 최근 14만8900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1년여 만에 주가가 세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실제 KB증권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반도체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했다. D램과 낸드 가격 상승, AI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 출하 확대를 반영하면 올해 영업이익이 145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다현 KB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상향은 D램, 낸드 가격 상승을 반영해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을 기존대비 18%, 14% 상향한 145조원, 165조원으로 조정했기 때문"이라며 "내년 메모리 영업이익은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고부가 메모리 출하 증가와 가격 상승 효과로 전년대비 324% 급증한 133조원으로 직전 메모리 슈퍼 사이클 영업이익 (2018년 43조원)을 3배 상회하는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1분기 들어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의 D램 수요 충족률은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서버용 D램도 50% 수준에 그치는 등 공급 부족이 4분기보다 오히려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수급 타이트닝이 이어지면서 가격 협상력은 공급사로 이동하고 있고, 이에 따라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홍 명예관장의 대규모 매도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흔드는 모양새다. 과거 대형주 랠리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지분 매도가 단기 조정의 계기가 됐던 사례들이 적지 않다.
최근 코스피 지수 상승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끌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흔들릴 경우 지수 전체의 상승 동력도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는 시장의 걱정도 나온다. '코스피 5000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코스피 지수는 삼성전자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어서다. 19일 장중 15만600원을 터치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887조3000억원 규모로 코스피 시총의 20%를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특히 오너가의 고점 매도 논란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에 힘이 빠질 경우 하락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과잉확신' 심리가 강해 자신이 보유한 정보의 신뢰성, 자신의 평가와 예측의 정확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고점'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을 경우 삼성전자 주가의 하방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주식시장 개인투자자 약 20만명의 거래내역을 토대로 실증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의 과잉확신 성향이 과도한 거래를 유발하고 투자성과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이익이 난 주식은 서둘러 매도하고 손실이 난 주식은 매도를 미루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매도에 냉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번 매각은 상속세 납부라는 목적이 있는 만큼 펀더멘털의 변화로 해석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규모 매도와 별개로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매도는 신탁계약이긴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보가 있는 대주주가 차익을 실현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향후 차익 실현 매물이 일시적으로 많이 나온다면 단기적으로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대회장 별세 이후 상속세 규모가 커 2021년부터 연부연납 방식으로 상속세를 납부해 왔으고, 매년 초 현금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 및 계열사 주식을 신탁하거나 담보대출을 활용해 왔다"며 "이번 신한은행과의 주식 신탁 계약 역시 매년 반복돼 온 상속세 납부 절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매도는 홍 명예관장이 시점이나 가격을 직접 결정한 게 아니다"라며 "신탁을 맡은 금융기관이 매도 시기와 방식 등을 판단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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