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독주 체제, 자본력·지배구조 약점비밀 탈취 논란 속 시장 혼란만 키워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택한 결과

기대가 커서일까. 조각투자 시장은 출발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규제 샌드박스 기업인 루센트블록이 인가 절차에서 불공정을 외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루센트블록은 샌드박스 기간 동안의 성과를 거듭 강조했다. '50만명의 회원, 300억원의 누적 거래대금'이라는 그들의 훈장을 앞세워 혁신기업에 대한 특례를 주장했다.
또한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가 자신들의 영업기밀을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여론도 일제히 호응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3일 정례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시간을 써서 이번 심사 과정에 대해 일일히 언급한 것도 그 여파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이 타당한 것인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루센트블록은 기본 역량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애초부터 '컨소시움' 구성을 포기하고 보다 독자노선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국영 인프라 기업을 선정하는 데에는 그 답이 정해져 있다. 모든 업계에서 알고 있는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거래'를 관리하는 거래업자의 경우 ▲피해 발생시 복구할 자기 자본금 ▲투명하고 분산된 지분구조 ▲거래가 체결될 만한 인적·물적 역량 등이 대표적이다.
이 스타트업은 '교과서'를 외면하고 '변칙'을 택했다. 대표와 우호지분으로 구성된 주주들로 전체 지분의 절반을 확보했고 사실상 대주주 1인 체제로 가려고 했다. 당국으로서도 최하점을 줄 수밖에 없다. 이 부분에서 루센트블록은 스스로 점수를 깎아먹었다.
루센트블록의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지속적인 언론플레이 방식이다. 비밀유지계약서(NDA)를 통해 기술탈취를 했다는 주장을 연일 이어오고 있지만, 어떠한 '스모킹건'도 나온 것이 없다.
기자회견장에서 이 같은 질문이 나와도 "다양한 형태로의 비밀유지 사항이 있다"며 말을 돌릴 뿐이다. 루센트블록이 국면을 뒤집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상대의 분노가 담긴 녹취록이 아닌, 어떤 '기밀'을 탈취했냐는 내용이다. 비밀이 탈취됐다는 그들의 주장은 현재도 비밀스럽게 보관되고 있다.
이 광경을 보자니 마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생각난다. 모두가 출발선상부터 다르지만 수능에서는 같은 시험지를 받는다. 그렇기에 기출문제가 있고 기본 고등 교육 과정을 일정하게 거친다. 따라서 과외를 아무리 받았어도 모두 공평한 시험지를 받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실수 한 번에 시험에서 낭패를 볼 수 있는 상황에서 루센트블록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방법을 택한 셈이다. 이들이 실패했다더라도 방법론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것이지, 구조에 대한 지적은 타당하지 않다. 이는 마치 내 공부법이 옳고 수능이라는 시험 체계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주장과 같다.
"교과서만 보고 공부했어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은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산업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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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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