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개발 입찰 '서류 미비' 논란 반복···내역입찰 제도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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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입찰 '서류 미비' 논란 반복···내역입찰 제도 허점

등록 2026.02.20 17:02

주현철

  기자

마포로5구역 제2지구, 서류 누락 유찰성수4지구·갈현1구역···유사 사례 이어져내역입찰 제도 구조적 불확실성 부각

마포로5구역 제2지구 재개발정비사업 현장 전경마포로5구역 제2지구 재개발정비사업 현장 전경

서울 주요 재개발 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 과정의 '서류 미비'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마포로5구역 제2지구 재개발 입찰에서 필수 제출 서류가 누락됐다는 이유로 유찰됐다. 최근 확인된 사례만 세번째다. 정비업계에서는 내역입찰 방식의 기준과 해석에 구조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마포로5구역 제2지구 조합은 최근 진행된 시공사 선정 입찰을 유찰 처리했다. 조합은 입찰지침서상 필수 제출 서류인 '수량산출내역서'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수량산출내역서는 공사비 산정의 기초 자료다. 내역입찰 방식에서 핵심 서류로 분류된다. 조합 측은 해당 서류가 없으면 입찰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입찰에 참여한 두산건설은 절차에 따라 서류를 제출했다고 주장한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입찰 당일 양사 대리인과 조합 관계자가 입회한 가운데 제출 서류 확인 절차가 진행됐으며 누락된 서류는 없음을 확인했다. 접수는 정상 처리돼 입찰이 유효하게 성료된 것으로 안내받았다"고 말했다.

유사한 논란은 성수4지구 재개발 사업에서도 발생했다. 성수4지구에서는 설계도서 제출 범위를 두고 조합과 대우건설 간 이견이 발생했다. 조합은 제출 서류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으나 대우건설 측은 서류 미비가 없었다고 반박하며 적극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이로 인해 입찰서 개봉이 지연되면서 사업 추진 일정과 절차적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거 갈현1구역 재개발에서도 시공사 입찰 무효 처리와 관련한 논란이 있었다. 당시 조합은 건축 변경도면 누락을 이유로 입찰을 무효 처리했고 현대건설이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갈현1구역은 사업시행인가 이후 단계였던 반면 성수4구역과 마포로5구역은 인가 이전 단계여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들이 특정 사업장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내역입찰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한다. 핵심 쟁점은 설계가 행정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요구되는 설계도서와 산출내역서의 범위를 어느 수준까지 볼 것인지에 있다. 조합은 입찰지침의 엄격한 적용을 강조하는 반면 시공사는 단계별 현실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내역입찰은 원래 공사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지만 설계도서·산출내역서 제출 범위가 모호하다 보니 조합과 시공사 간 '서류 미비' 공방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반복된다"며 "특히 사업시행인가 전 단계에서 어느 수준까지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행정·법령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으면 '서류 미비' 논란은 향후 서울 주요 재개발 수주전에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입찰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석 차이는 공사비 검증과 투명성 강화라는 제도의 본래 목적과 충돌할 수 있어, 시공사와 조합 간 전략적 판단과 리스크 관리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단순한 사업장 문제가 아니라, 대형 재개발 시장에서 건설사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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