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차 '일감 회복' 과제해외 EPC 재가동 실적 반전 분수령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잔고는 2024년 말 34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27조원대로 줄었다. 22.5% 감소다. 5년간 이어온 증가세가 꺾였다. 국내 주택·토목 신규 수주를 전면 중단한 여파가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주 사장은 1990년 현대모비스(구 현대정공)에 입사한 후 기아유럽판매법인 재무실장, 현대제철 재무관리실장을 거쳐 2018년 기아 재경 본부장을 역임하며 그룹 재무전문가로 꼽혔다. 당시 그룹 수석부회장에 올라 경영을 총괄한 정의선 회장 측근으로 평가 받으며 2024년 11월 '1조 영업손식'의 현대엔지니어링 구원 투수로 취임했다.
하지만 취임 100일여 만에 '수주 셧다운'을 선언했다. 세종고속도로 붕괴사고와 평택 아파트 공사 현장 추락사고 이후 안전 리스크를 우선 정비하겠다는 판단이었다. 외형 대신 내실을 택한 셈이다. 실제로 원가율 개선을 통해 수익성은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그 대가다. 주택사업은 사실상 멈췄고 지난해 신규 도시정비사업 참여도 전무했다. 올해 정비사업 시장이 80조원대로 추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기회비용도 작지 않다.
업계는 국토교통부가 상반기 내 세종고속도로 사고 관련 행정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처분 수위와 시점에 따라 수주 정상화 속도는 달라질 전망이다. 상반기 내 수주 재개 로드맵이 구체화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시선은 해외로 옮겨간다. 베트남 쭝꾸엇 정유공장 현대화·확장 사업이 핵심 카드다. 이 프로젝트는 페트로베트남 계열 빈선정유화학이 추진하는 12억 달러 규모 사업으로, 기존 설비 고도화와 생산능력 확대가 골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설계·조달·시공(EPC)을 포함한 패키지 수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사될 경우 급감한 해외 수주 공백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다. 대형 플랜트는 수주잔고와 매출 인식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다만 글로벌 EPC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대형 플랜트는 공기 지연과 원가 상승이 곧 수익성 훼손으로 직결된다. 최근 몇 년간 원가율 관리로 체질을 개선해온 만큼, 이번에는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다.
주 사장은 신년사에서 "정립된 룰에 따른 수주"를 강조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 대신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다. 안전을 "타협할 수 없는 가치"로 재차 못 박았다. 결국 선택은 명확하다. 외형 회복을 서두를 것인가, 수익성과 안전을 지키며 속도를 조절할 것인가.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방어는 의미 있는 성과지만, 일감 회복 없이는 성장 스토리를 이어가기 어렵다"며 "베트남 대형 프로젝트 수주 여부가 2년차 경영 성적표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