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백화점, 출산 반등 신호에 키즈 시장 공략 강화

유통 채널

백화점, 출산 반등 신호에 키즈 시장 공략 강화

등록 2026.03.06 13:38

조효정

  기자

고가 유모차부터 체험 공간까지 아동부문 확장MZ세대 부모 겨냥 브랜드 차별화 전략 부각체류 시간 늘리는 오프라인 서비스로 승부

신세계 본점에서 고객이 유모차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신세계 본점에서 고객이 유모차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출생아 수가 2년 연속 증가하며 반등 조짐을 보이자 백화점 업계가 키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출생 기조 속에서도 자녀 한 명에게 지출을 집중하는 '골드 키즈' 소비가 확산하면서 아동 부문이 핵심 성장 축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5만4500명으로 전년 대비 6.8%(1만6100명) 증가했다. 이는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증가율 기준으로는 2007년(10.0%) 이후 18년 만에 최고치다. 특히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이 0.80명으로 집계되며 4년 만에 반등한 점은, 유통업계가 키즈 시장의 중장기적 유효 수요와 시장 잠재력을 재평가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백화점 업계는 이러한 인구 통계적 변화를 단순한 일회성 반등이 아닌, 소비 패러다임의 전환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신생아 장르 매출은 전년 대비 13% 늘었으며, 신학기 시즌 키즈 매출은 15.6%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프리미엄 유모차와 카시트 등 고가 유아용품 매출이 30% 급증했고, 명품 키즈 브랜드 매출은 25% 상승했다. 현대백화점 또한 아동 명품 매출이 24.9% 뛰며 백화점 3사 모두 아동 부문에서 기록적인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하방 압력 속에서도 '1인당 지출액'의 가파른 상승이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의 대응 전략은 크게 '초고가 프리미엄화'와 '체험형 락인(Lock-in)'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먼저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2일까지 전국 13개 전 점포에서 백화점 최초의 '유모차 페어'를 기획하며 고단가 카테고리 선점에 나섰다. 대당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부가부, 스토케, 싸이벡스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고물가와 고환율 상황 속에서도 자녀의 안전과 직결된 프리미엄 상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MZ세대 부모들의 소비 심리를 정밀 타격한 포석이다. 특히 강남점의 아시아 최초 툴레 팝업이나 센텀시티점의 에그 7주년 행사 등 점포별 단독 콘텐츠를 배치해 '프리미엄 키즈 메카'로서의 상징성을 확보하고 있다.

수원 권선구 서둔동에 위치한 타임빌라스 수원 '슈퍼키즈성장센터'에서 체력활동을 하는 모습/사진=롯데백화점 제공수원 권선구 서둔동에 위치한 타임빌라스 수원 '슈퍼키즈성장센터'에서 체력활동을 하는 모습/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고객을 매장에 더 오래 머물게 하는 '체류 시간 증대'와 '경험 마케팅'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타임빌라스 수원에 유통업계 최초로 '슈퍼키즈성장센터'를 도입하며 공간 혁신을 단행했다. 이는 단순한 놀이 중심의 키즈카페를 넘어 유아 체육과 물리치료를 결합해 아이의 발달 상태를 체계적으로 점검해주는 성장 관리형 서비스다. 자녀 교육과 건강에 민감한 부모들을 백화점으로 유인하고 장시간 체류하게 함으로써, 식당가 및 타 장르로 이어지는 '분수 효과'와 '낙수 효과'를 동시에 노린 전략적 배치다.

현대백화점 역시 판교점을 필두로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부모들을 위해 SNS 인기 키즈 브랜드를 매달 교체 운영하는 '릴레이 팝업'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유모차가 쉽게 지나갈 수 있도록 통로를 2.5m 이상 확보하고, 다목적 테이블과 유모차 주차 공간 등 편의 시설을 갖춘 '키즈&패밀리' 공간을 신설하는 등 '가족 친화적 환경'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는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쇼핑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인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장기 포석이다.

업계에서는 백화점의 이러한 키즈 강화 전략이 저출생이라는 구조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질적 승부수'라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아동 부문이 성인 의류나 명품의 보조 카테고리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부모 세대의 유입을 견인하는 핵심 집객 엔진이자 독자적인 수익 모델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다만 소비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고환율 여파로 주요 수입 유아용품 브랜드들이 수입 원가 부담을 이유로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저항선이 어느 정도까지 버텨줄지가 관건이다. 또한 저출생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요인인 만큼, 단순한 할인 행사보다는 브랜드 신뢰도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한 '질적 경쟁'이 향후 시장 지배력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의 키즈 대전은 단기적인 매출 증대를 넘어, 변화하는 가족 구조와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얼마나 고도화된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진화하느냐에 그 성패가 달렸다"고 분서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