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제네릭 약가 인하, 산업 무너질 것"···비대위, 공동연구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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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약가 인하, 산업 무너질 것"···비대위, 공동연구 제안

등록 2026.03.10 14:02

현정인

  기자

정부, 일방적 약가인하 발표···대안 마련 없어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환율 급등···원가 부담"약가 조정 필요성 공감···10%p 이하는 수용"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10일 서울 서초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현정인 기자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10일 서울 서초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현정인 기자

"정부의 일방적인 약가인하 발표 이후 업계는 비대위를 출범해 재고해줄 것을 요청해왔습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대안은 마련되지 않았고, 저희는 약가인하 영향 분석, 유통질서 확립,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 등 3대 사항의 공동연구 착수를 정부에 제안합니다."

노연홍 비대위 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비대위는 이날 전문의약품 약가 인하를 포함한 약가제도 개편이 산업과 국민 건강에 미칠 영향을 민관 공동으로 분석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약가 인하 정책의 영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최근 증가하고 있는 영업대행사(CSO)와 수수료 지급 등 의약품 유통 질서 현황을 점검해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아울러 제약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선진화 방안도 함께 도출하자고 요청했다.

노 위원장은 최근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며 제약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료의약품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구조를 고려하면 국제 정세 변화가 산업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까지 감안할 때 약가 정책은 보다 신중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계는 약가 인하 정책이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됐다고도 주장했다. 노 위원장은 "정책 발표 이전에 비공식적으로 관련 내용이 전달된 적은 있지만 문서나 공문 형태의 공식 협의는 없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사전에 공유되지 않아 산업계가 대응책을 마련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약가 인하가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비대위에 따르면 회원사 설문 결과 기등재 의약품 약가를 40% 수준까지 낮출 경우 절감 규모가 최대 3조6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장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 수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산업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제약업계는 보험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일정 수준의 약가 조정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논의되는 수준의 약가 인하는 산업계가 감당하기 어려우며, 현재의 10%p 이하(48.2%)로 낮추는 것은 수용할 수 있다는 게 비대위 측 설명이다.

실제로 약가 인하 논의 이후 일부 기업이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신규 채용을 축소하는 등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는 설명도 나왔다. 채산성이 낮은 의약품의 품목 허가를 자진 취소하거나 생산 라인 축소를 검토하는 사례도 언급됐다.

해외 사례도 거론됐다. 권기범 비대위 공동위원장(동국제약 회장)은 "일본의 경우 특허 만료 의약품 약가가 50%대 수준에서 시작되며 제네릭 의약품이 전체 처방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정부가 제네릭 사용 확대를 산업 정책과 연계해 육성하면서 보험 재정 안정과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약가는 제약 산업의 투자와 연구개발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과도한 약가 인하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 위원장은 "정부가 산업계의 공동 연구 제안을 수용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책을 마련한다면 정책 결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현장의 수용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 발전과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해 함께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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