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중동지역 운항 중단, 대체항로로 우회 결정국내 원유 70% 수입 '중동 두바이유' 100달러 돌파정유사 수급난 현실화···제조업 전반 연쇄 원가 압박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화주 고객에 대한 공지를 통해 중동지역에 대한 신규 예약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란에 의한 호르무즈 해협 일대 민간 선박 피격 사건이 잇따르면서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내린 조치다.
이미 운항 중인 컨테이너선은 우회하기로 했다. 대상 선박은 현재 인도~중동지역을 이동하는 컨테이너선 3척으로, 이동 과정에서 컨테이너 당 1000달러를 추가로 부과한다. 선박 우회와 대기 시간 증가로 실제 운송 거리(톤마일)와 연료 소비가 증가한 영향이다.
앞서 글로벌 세계 10대 선사인 MSC와 머스크 등은 이달 초부터 안전 문제를 이유로 중동 노선 항로 운송을 연이어 중단하고 있다. 기존에 해당 지역을 운항 중인 선박에는 위험 증가에 따른 추가 비용 명목으로 2000~3000달러 수준의 할증료가 부과되기 시작했다.
HMM 관계자는 "중동지역에서의 선박 및 선원, 화물에 대한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신규 예약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며 "이외 지역은 정상 운항 중"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이 중단되면서 인근 해운망이 사실상 폐쇄됐다. 현재는 대체항로 우회 비용과 보험료 상승, 긴급 분쟁 할증료(ECS), 선원 위험수당 등 각종 비용이 오르면서 운임이 상승하며, 이에 따른 물류비가 급등하고 있다. 특히 이 해협이 글로벌 컨테이너 공급 능력의 10%를 차지해 글로벌 해상운임 전반에 상승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이 '에너지 수송로'라는 점이다. 이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산유국의 수출 통로로, 주로 원유 유조선과 LNG 운반선, 석유제품 탱커 등이 지나간다. 원유 공급 자체가 줄어들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구조다.
특히 세계 3대 유종 중 한국 정유사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 두바이유 가격만 100달러를 돌파하며 급등하고 있다. 통상 두바이유는 브렌트유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지만, 이번 사태로 중동 원유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현지시간 11일 종가 기준 두바이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13.55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은 87.25달러,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 중인 영국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91.98달러로 나타났다.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직접적인 피해는 더욱 크다. 현재 국내 정유사들이 보유한 원유 재고는 이달 말까지 버틸 수 있는 수준이며, 4월부터는 수급난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중동 원유 수송선이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한 달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번 사태로 4월 도착 물량에 차질이 생겼다.
당장 대체원유 물량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국내 정유업계의 원유 공정은 중동산 중질유 처리에 최적화돼 있어, 다른 지역의 원유로 즉각 대체하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대체원유를 수입하기 위한 용선을 구하기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선복 공급이 감소돼 용선 시장이 일시적으로 마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수급 차질이 가시화되면서 국내외 산업 전반에 연쇄 충격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산업 구조상 정유·석유화학 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을 시작으로, 자동차·반도체·철강 등 제조업 전반의 원가 상승 압박이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에너지 수급난 최소화를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4억배럴의 비축유 공급을 결정하면서 한국은 총 2246만배럴(전체의 5.6%)을 할당받아 방출하기로 했다. 이는 2022년 러·우 전쟁 이후 약 4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운임 상승과 물류비 급등을 넘어 에너지 공급망 충격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중동산 원유 공급 마비가 국제유가 전반에 상승 압력을 주고 있어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은 정유·석유화학 산업을 시작으로 제조업 전반에 연쇄적인 원가 상승 압박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역대급 전략 비축유 방출 계획에도 유가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비축유 방출만으로는 이란발 원유 공급망 차질을 잠재우기 역부족이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거나 최소한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 호위 시스템이 구축돼야 유가가 추세적인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위 시스템 구축에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시간이 필요한 만큼 현재의 고유가 혹은 변동성 확대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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