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환경개선충당부채 축소' 영풍 중징계···환경정화 신뢰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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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개선충당부채 축소' 영풍 중징계···환경정화 신뢰도 논란

등록 2026.06.13 09:00

김제영

  기자

4년간 환경정화 비용 수천억원 누락과징금·감사인 지정·해임권고 상당 조치

사진=영풍사진=영풍

영풍이 최근 금융당국 감리 결과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각 회계연도마다 약 2000억원 규모의 환경개선충당부채를 장부에 축소해 기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개선충당부채를 실제보다 적게 반영할 경우 비용 부담이 줄어든 것처럼 보여 이익이 과대 계상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증권선물위원회는 해당 기간 재직한 대표이사(현재 퇴임)에 대해 해임권고 상당의 제재를 의결했다.

업계에서는 대표이사 해임권고 상당 조치가 회계감리 제재 가운데서도 중징계에 해당하는 만큼, 금융당국이 이번 사안을 중대한 회계처리 위반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법적 의무에 따른 환경오염 정화 비용 관련 충당부채를 축소계상한 사실이 공식 확인되면서 환경정화 의무 이행에 대한 신뢰 논란도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증선위는 지난 10일 영풍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토양 및 지하수 정화와 관련한 환경개선충당부채를 과소계상했다는 감리 결과를 의결했다.

연도별 과소계상 규모는 2021년 1427억원, 2022년 1427억원, 2023년 2332억원, 2024년 2331억원으로 집계됐다. 충당부채는 향후 지출 가능성이 높은 비용을 미리 부채로 반영하는 회계 항목이다.

영풍은 과거 카드뮴 불법 배출 등 환경 관련 법규 위반으로 환경당국과 봉화군청 등에서 환경개선 명령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증선위는 해당 명령 이행에 필요한 정화 비용을 회계 장부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회계업계에서는 환경개선 비용을 적게 계상할 경우 그만큼 당기순이익이 실제보다 높게 나타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선위 판단대로라면 영풍이 해당 충당부채를 정상적으로 반영했을 경우 2021년부터 2024년까지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현재 공시된 수준보다 더 확대됐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증선위는 영풍에 대해 과징금 부과, 3년간 감사인 지정, 해임권고 상정, 시정요구 등의 제재를 결정했다. 특히 당시 대표이사가 해임권고 대상에 포함된 점은 금융당국이 해당 회계처리 위반을 매우 중대하게 판단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영풍이 그동안 강조해온 환경투자 실적에 대한 검증 요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2019년 환경개선 혁신계획 수립 이후 약 5400억원을 환경개선에 투자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환경개선충당부채를 축소해 처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역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투자 규모와 집행 내역에 대한 신뢰성 검증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풍이 주장해온 환경투자 실적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내역 공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영풍은 대규모 환경개선 투자를 진행했다고 설명해왔지만, 같은 기간 환경 관련 법규 위반도 지속됐다.

영풍이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제재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간 당국으로부터 받은 환경 관련 제재는 총 41건에 달한다. 연평균 약 7건 수준으로, 사실상 1~2개월마다 한 차례씩 제재를 받은 셈이다.

다만 이번 증선위 조치는 환경투자 집행 여부 자체가 아니라 환경정화 의무와 관련된 충당부채의 회계처리 적정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환경개선 비용 관련 회계처리 문제가 확인된 만큼, 영풍이 그동안 설명해온 환경투자 내역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과 검증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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