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초급매물 증가로 매수심리 위축서울 외 지역 거주자 매수 건수 지속 감소전월세 불안 무주택자 '내 집 마련' 기회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사하면서 경매시장에서도 열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실거주 의무와 대출 등에서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는 경매시장으로 이동했던 투자 흐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01.7%로 전월보다 6.1%포인트 하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경매 진행 건수는 97건으로 전월 대비 약 44% 감소했다. 낙찰률은 45.4%로 전달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다주택자 급매물 출현으로 가격 조정 우려가 커지면서 매수세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서울 경매시장은 지난해 '10·15 대책' 발표 이후 특히 수요가 집중됐다.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하면서 투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는 경매시장으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경매로 낙찰받은 주택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실거주 의무가 없고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도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 강화 가능성을 잇따라 시사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특히 다주택자 급매물이 늘고 있는 강남3구의 낙찰가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송파구는 120%에서 104.2%로 가장 크게 떨어졌고,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14.8%포인트, 8.6%포인트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경매 낙찰가율은 집값 선행지표로 평가되는 만큼 매매시장의 가격 조정 분위기가 경매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동산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외지인의 서울 주택 매수세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외 지역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수는 전체 5945건 가운데 960건에 그쳤다.
특히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되기 직전 '막차 수요'가 몰린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수 건수는 지난해 10월 2707건에서 11월 946건, 12월 973건, 올해 1월 960건으로 급감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 정리 움직임과 맞물리며 서울·경기 등 수도권 매매시장의 급매물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다주택자 매물뿐 아니라 지방 거주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매입했던 이른바 '원정 투자' 물량도 시장에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개업계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매입했던 주택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급매물로 시장에 나오고 있다"며 "초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은 대출 규제로 무주택자의 접근이 쉽지 않지만, 서울 외곽이나 '준서울' 입지를 갖춘 경기도 지역에서는 전·월세 불안과 맞물려 초급매 매물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은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하게 추진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며 가격이 다소 하향 안정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무주택자의 경우 시기는 빠를수록 유리하다"며 "투자 관점보다는 직주근접 입지와 개인의 생활 방식에 맞는 주거 유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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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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