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리딩방 문자는 지금도 쏟아지는데···당국 대응은 늘 한발 늦을까

오피니언 기자수첩

리딩방 문자는 지금도 쏟아지는데···당국 대응은 늘 한발 늦을까

등록 2026.04.22 08:35

수정 2026.04.22 13:24

이자경

  기자

플랫폼 익명성 악용해 재유입 손쉬워채팅방 폐쇄→재개설, 반복되는 패턴지속적 피해 방지 위한 구조 개편 절실

reporter

"급등 종목 무료 공개.", "목표 수익률 600%.", "손실 나면 전액 환불." 주식 투자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런 내용의 문자를 자주 받는다. 하루에도 몇 통씩 반복되고 클릭 한 번이면 단체 채팅방으로 연결된다. 불법 사금융 스팸과 리딩방은 어느새 일상이 됐다.

무차별적인 리딩방 투자 문자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금융당국이 수년 동안 유사투자자문업자를 적발하고 플랫폼 사업자가 신고 시스템을 강화해도 비슷한 수법은 여전히 반복된다. 최근 들어서는 뉴스 이슈를 끼워 넣고 투자 정보를 가장하는 방식까지 더해졌다. 이제는 진짜 투자자문업처럼 느껴질 정도로 수법은 더 정교해졌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이유는 구조 자체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카카오 오픈채팅이나 텔레그램 같은 익명 기반 플랫폼에서는 방(채널)을 만들고 투자자를 모으는 데 큰 제약이 없다. 문제가 생기면 채팅방을 닫고 이름만 바꿔 다시 열면 된다. 단속을 피하고 재유입하는 과정을 보면 최근 들어 매우 민첩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리딩방이 이제 주가조작 형태의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문자를 통해 유입된 투자자가 단체방에 들어간 뒤 특정 종목 매수를 유도받는 방식도 이어진다. 또 특정 종목에 대해 대량 매집을 부추기고 특정 시점에서 팔도록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보유한 물량을 털어내는 펌프 앤 덤프(Pump and Dump), 이른바 폭탄을 던지는 사기 사건도 적지 않다.

피해는 고스란히 리딩방 가입자들이 받는다. '선행매매'와 '시세조정'과 같은 부정거래 행위여서 금융당국 신고도 쉽지 않다.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더 막심하다. 리딩방이 여전히 활동하는 주요 배경이기도 하다.

당국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금융감독원은 인공지능(AI) 기반 키워드 분석을 도입하고, 스팸 데이터 공유 주기를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이기로 했다. 변종 스팸을 더 빠르게 잡아내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런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불법 스팸은 실시간으로 변형되며 확산되는데 대응은 여전히 사후 추적에 가깝다. 플랫폼, 감독당국, 통신사로 나뉜 대응 구조도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구조다. 진입은 쉽고 감시는 어렵고 적발은 늦은 구조가 유지되는 한 불법 금융 메시지는 형태만 바꿔 반복된다. 지금 필요한 건 단속 건수 확대가 아니라 반복을 막을 수 있는 구조 개편이다. 그렇지 않으면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은 앞으로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형사처벌과 신고포상금을 강화하는 동시에 '화이트리스트' 검증시스템 도입도 서둘러야 한다. 현재 투자 채널을 운용 중인 플랫폼들은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등록된 유사투자자문업 채널에만 '공식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 마크가 없는 채널에서는 금융, 투자 상담이 이뤄질 경우 투자자에게 따로 경고 메시지를 발송하자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 2월 '주가조작=패가망신' 공식을 제시하며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신고포상금도 확대했다. 그럼에도 리딩방이 활개를 친다는 것은 처벌이 약하거나 스스로 '잡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방증으로까지 보인다. 이제는 '사전 적발'보다 기술적 차단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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