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기술력 인정 받은 K-바이오···변수는 '사업화·전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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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인정 받은 K-바이오···변수는 '사업화·전달력'

등록 2026.04.28 17:19

현정인

  기자

바이오 투자 기준은 미충족 의료 수요·차별화"임상 단계 역시 중요···최소 2a상 가능성 높아"재무 정보 등 거버넌스·커뮤니케이션 보완 필요

왼쪽부터 Jean-Christophe Renondin(장-크리스토프 르농댕) Vesalius Biocapital 파트너, Frank Yang(프랭크 양) Blue Ocean Capital CEO, Jason Hill(제이슨 힐) Vertical 리드. 사진=현정인 기자왼쪽부터 Jean-Christophe Renondin(장-크리스토프 르농댕) Vesalius Biocapital 파트너, Frank Yang(프랭크 양) Blue Ocean Capital CEO, Jason Hill(제이슨 힐) Vertical 리드. 사진=현정인 기자

한국 바이오 산업이 기술력 측면에서는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투자 유치와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사업화 전략과 스토리텔링 역량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진단이다.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6(BIO KOREA 2026)에서는 해외 투자사 3곳(Vertical, Vesalius Biocapital, Blue Ocean Capital)의 공동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들은 민간 VC의 투자 기준과 자본 흐름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짚었다.

글로벌 VC들은 바이오 투자 판단 기준으로 '미충족 의료 수요'와 '차별화'를 공통적으로 제시했다. 프랭크 양(Frank Yang) 블루오션 캐피탈(Blue Ocean Capital) 대표는 "여전히 충족되지 않은 의료 수요가 많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환자에게 실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의약품인지가 투자 판단의 핵심 기준"이라고 말했다.

사업화 가능성과 실행력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양 대표는 "실험실 단계의 성과를 넘어 시장 진입 전략까지 이어질 수 있는 팀인지가 중요하다"며 "바이오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과 함께 단기적인 투자 판단을 동시에 요구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 유치 관점에서는 임상 단계 역시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됐다. 장-크리스토프 르농댕(Jean-Christophe Renondin) 베살리우스 바이오캐피털(Vesalius Biocapital) 매니징 파트너는 "빅파마는 임상 1상만으로는 투자 판단을 하지 않는다"며 "최소 2a 단계까지 가서 안전성과 효능을 함께 입증해야 투자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준에서 볼 때 한국 바이오 산업은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제이슨 힐(Jason Hill) 버티컬(Vertical) 리드는 "한국 바이오 투자 시장은 지금 큰 전환기를 겪고 있다"며 "임상이나 시장에서 가치를 증명한 기업들이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 진단이나 정밀의료 등 일부 분야에서는 글로벌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산업 구조 측면에서는 초기 단계 기업 비중이 높고, 글로벌 진출을 전제로 한 전략이 두드러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르농댕 파트너는 "한국은 초기 단계 바이오텍이나 의료기기 기업이 많고, 상당수 기업이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점과 약점도 동시에 제시했다. 르농댕 파트너는 "한국은 CDMO 분야에서 글로벌 상위권 경쟁력을 갖춘 제조 강국"이라며 "이 같은 생산 역량은 제약 산업 성장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힐 리드 역시 "기술력과 임상 데이터 수준, 개발 속도 모두 글로벌 기준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글로벌 투자 관점에서의 보완 과제로는 거버넌스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지목됐다. 르농댕 파트너는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해 재무 정보 공개와 지배구조의 투명성은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힐은 "기술적 강점을 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로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무엇을, 왜, 누구를 위해 개발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 흐름은 특정 질환 영역을 넘어 다양한 모달리티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양 대표는 "종양과 심혈관 질환뿐 아니라 siRNA, mRNA 백신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치료제뿐 아니라 센서, 모듈 기술 등 딥테크 영역으로도 투자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AI 기반 신약개발 역량 역시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정학적 변수와 관련해서는 디지털 헬스 분야의 상대적 강점이 언급됐다. 힐 리드는 "AI 진단이나 모니터링 시스템은 국가에 관계없이 활용 가능하다"며 "디지털 헬스는 구조적으로 우위를 가진 분야"라고 짚었다. 다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유럽과의 파트너십 강화가 중요해질 수 있다"고 했다.

향후 유망 분야로는 중추신경계(CNS) 영역이 꼽혔다. 힐 리드는 "알츠하이머와 파킨슨 등은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라며 "AI와 신기술 발전으로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르농댕 파트너는 "약물뿐 아니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나 신경 자극 기술을 통한 새로운 접근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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