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4월 韓 판매 5만5045대···현대차 앞서쏘렌토 등 SUV와 전기차 수요 확대 영향 커"현대차, 프리미엄 차종에 역량 집중한 탓도"
기아가 그룹 합류 28년 만에 현대차를 꺾고 국내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수요 확대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쏘렌토의 판매 호조가 맞물리며 '역전극'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대외 리스크로 수출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 업계는 양사의 내수 경쟁력이 향후 실적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기아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7.9% 증가한 5만5045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판매량은 5만4051대로 기아가 994대 더 앞섰다. 기아가 국내 월간 판매에서 현대차를 추월한 것은 1998년 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기아의 판매 호조는 쏘렌토의 흥행 효과를 톡톡히 본 결과다. 기아는 지난달 쏘렌토로만 1만2078대를 판매, 경쟁 모델로 꼽히는 현대차 싼타페(3902대)를 크게 앞섰다. 전기차 판매 실적에서도 격차는 뚜렷했는데, 기아가 1만3935대의 전기차를 판매한 반면 현대차는 5745대에 머물며 두 배 이상 차이를 나타냈다.
현대차의 실적이 뒷걸음질 친 점도 판세 변화에 한몫했다. 지난 3월 부품 협력사인 안전공업 화재로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주력 차종 생산이 축소됐고,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등 신차 출시를 앞둔 대기 수요까지 겹치며 판매량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은 전년보다 20% 가까이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전략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차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차종에 대한 대응이 약화한 측면이 있다"며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프리미엄은 현대차, 대중 모델은 기아가 맡는 역할 분담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현대차는 국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2015년 12월 기준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은 기아보다 무려 3만대 수준 앞설 정도였다. 당시 기아도 동반 성장했지만 현대차가 신형 아반떼를 비롯한 소나타, 그랜저 등 주력 모델을 앞세워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2021년 기아가 로고 변경을 통해 브랜드 혁신에 나서면서 경쟁 구도에 변화가 나타났다. 기아는 그해 매출 69조8624억원, 영업이익 5조657억원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고 이후 3년 연속으로 실적 경신을 이어갔다. 2024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조원을 돌파하면서 외형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업계는 기아의 쏘렌토·카니발 등 잇단 흥행으로 현대차의 그늘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한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꾸준한 상품성 개선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현대차와의 접전 구도를 형성했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기아의 주가도 2023년 5월 초 8만7600원에서 이날 기준 15만5500원으로 3년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현대차의 체급이 크다. 지난달 현대차는 32만5589대를 판매한 반면 기아는 27만7188대에 그쳤다. 다만 미국과 이란 전쟁 등 대외 변수로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당분간 내수 실적이 이들의 경영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 관계자는 "중동발 전쟁 여파로 아중동 판매가 일정 부분 줄었지만, 이를 제외한 해외 지역과 국내 판매 호조가 보였다"며 "향후에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SUV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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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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