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연속 매도, 반도체·이차전지 하락 주도로봇·대체에너지 종목 방어, 제약·바이오 강세기관 매도세 지속, 증권가 테마순환매 전망
코스피 지수가 지난 12일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노출되며 6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주변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한 반면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라는 내부 요인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악재가 맞물리며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9%(179.09포인트) 내린 7643.1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2.32%(28.05포인트) 하락한 1179.29를 기록했다. 장 초반 미 증시 반도체 강세에 따라 7999.67포인트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오전 10시 이후 대규모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수 하락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주도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5조6090억원을 순매도하며 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최근 4일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금액은 약 20조2268억원에 달한다. 이날 개인은 6조6818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방 방어에 나섰지만 기관도 2138억원을 팔아치우며 낙폭 축소에 한계를 보였다.
이날 약세장은 그동안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반도체 대형주에 매도세가 쏠린 영향이 컸다. 특히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 배분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이익 배분 관련 노이즈가 부각된 점이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말 이후 코스피 시가총액 증가분의 약 83%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차지했던 만큼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불확실성이 겹치며 차익 실현 압력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닛케이(+0.5%)와 대만 가권(+0.3%) 지수가 상승 마감했음에도 한국 증시만 차별적인 약세를 보인 주된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대외 매크로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도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투 작전 재개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 협상 난항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상했다. 이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배럴당 99달러 수준까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1490원 선에 근접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미국 시간외 거래에서 샌디스크와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3~4%대 약세를 보인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존 주도 업종이 조정을 받으면서 시장 수급은 특정 테마로 이동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반도체를 비롯해 이차전지(LG에너지솔루션 -5.34%, 삼성SDI -8.04%) 대형주들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반면 제약·바이오(알테오젠 +5.23%, 한미약품 +7.32%) 업종은 강세를 보였다.
또 피지컬 AI 사업 확장 기대감이 유입된 LG전자(+18.00%)와 현대차 그룹주 등 로봇 밸류체인이 하락장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선방했으며 고유가 장기화 우려에 대체에너지(SK이터닉스 +4.87%) 관련주도 오름세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지수가 단기 과열 부담을 덜어내는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결국 8000선 문턱까지 지수를 밀어 올렸던 반도체가 업종 내 노사 갈등과 마이크론의 시간외 약세 등 부정적 뉴스를 만나며 다시 지수를 끌어내린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점화되며 유가·금리·환율이 동반 상승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강화했다"며 "특히 일본은행(BOJ)의 매파적 행보가 미국채 금리 상승을 유발해 외국인 수급 이탈을 가속화했다"고 부연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주도주가 조정을 받는 사이 수급은 제약·바이오와 더불어 테슬라의 '옵티머스 Gen3' 공개 등 모멘텀이 대기 중인 로봇 업종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당분간 지수 전반의 반등보다는 실적 가시성이 뚜렷한 업종 중심의 차별화된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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