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시 하루 1조 이상 손실···직접 피해액 20~30조 생산 차질 장기화 땐 손실 50조원까지 확대 관측5만명 파업 참여 추산에···정상 가동 대응 불가피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결국 '18일 총파업' 문턱까지 왔다. 17시간 밤샘 조정마저 결렬되면서 총파업 예고일을 불과 8일 앞두고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하루 1조원대 손실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최악의 경우 보름 남짓한 기간에 주요 대기업 한 해 매출과 맞먹는 30조~50조원이 허공으로 날아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4일 재계와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새벽 3시까지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17시간에 걸친 밤샘 협상에도 조정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예고한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조정 종료 직후 "사후조정은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며 "위법한 쟁의 행위를 할 생각이 없다. 적법하게 쟁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노위 조정 절차마저 소득 없이 끝나면서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사실상 총파업 국면으로 넘어간 것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이 벌어질 경우 직접 피해액만 20조~30조원 이상에 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 환산만 해도 하루 1조1000억~1조6000억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장 가동 중단 시 분당 수십억원, 일일 1조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최대 10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태가 길어질 경우 피해 규모가 40조~50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도체 공장은 일반 제조업 공장처럼 멈췄다가 곧바로 다시 돌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24시간 연속 가동을 전제로 설계돼 있고, 웨이퍼 투입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수많은 공정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즉 한 번 라인이 멈추거나 공정 흐름이 흔들리면 단순 생산량 감소에 그치지 않고, 재가동 이후 수율 회복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라인이 멈추면 이미 공정에 들어간 웨이퍼를 모두 정상 제품으로 살릴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며 "일부는 폐기하거나 재작업해야 하고, 장비 조건을 다시 맞추는 동안 추가 생산 공백도 생긴다. 겉으로 보이는 가동 중단 시간보다 실제 손실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2007년 기흥캠퍼스에서는 4시간 정전으로 약 4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2018년 평택캠퍼스에서는 30분 미만 정전에도 5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전과 파업은 원인이 다르지만, 반도체 라인이 일시적으로 흔들렸을 때 손실이 순식간에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미 지난달 열린 단기 집회 과정에서도 생산 차질 징후는 일부 확인됐다. 노조 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단 하루 진행된 평택 결의대회 당시 야간조 가동 시점에 웨이퍼 이송량이 줄면서 파운드리 부문 생산은 58.1% 감소했다. 기흥 S1 라인은 74.3%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 단위의 인력 이탈만으로도 일부 라인의 생산 흐름이 흔들린 만큼, 18일간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참여 인원 규모가 역대급인 점도 이번 파업의 부담을 더한다. 초기업노조는 이날 오전까지 집계한 파업 참여 인원이 4만2000여명이며, 최소 5만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4년 7월 삼성전자의 첫 파업 당시 참여 인원이 5000명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0배 규모다.
파업 참여 예상 인원은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의 약 30%를 웃도는 수준이기도 하다. 반도체 라인은 숙련된 엔지니어와 오퍼레이터가 교대 근무를 통해 설비를 관리하는 구조인 만큼, 일정 규모 이상의 현장 인력이 이탈할 경우 대체 인력만으로 정상 가동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더 큰 문제는 생산 차질이 삼성전자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연결된 1차 협력사 1061개, 2·3차 협력사 693개 등 1700여곳에 이르는 협력 업체가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률이 떨어질 경우 소재·부품·장비 납품 일정과 후공정, 물류 흐름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도 예외가 아니다. KB증권은 18일간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D램 공급은 3~4%, 낸드는 2~3%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 고객사의 물량 배분 조정이나 경쟁사 주문 이동 가능성도 거론될 수 있다.
사측은 이전부터 생산 차질 가능성에는 선을 그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전담조직과 체계를 통해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대응하고 있다"며 "노사 현안에 대해 법과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노조와의 대화를 우선해 원만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총파업 예고일까지 일주일가량 남은 상황에서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더라도 성과급 제도화와 보상 방식 등을 둘러싼 입장 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