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별도 매출, 고려아연이 영풍의 11배 많아생산 가동률과 수익성에서 드러난 뚜렷한 격차업계, 경영진 역량이 실적 차이 원인으로 평가
적대적 인수합병(M&A) 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고려아연과 영풍의 실적 격차가 올해 1분기 들어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아연 제련업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고려아연은 사상 최대 분기 실적과 두 자릿수 수익성을 이어간 반면, 영풍은 적자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생산 가동률과 수익성, 미래 성장 전략 등 전반적인 경쟁력에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단순 업황 차이를 넘어 양사 경영진의 투자 판단과 사업 전략 역량이 실적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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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영풍의 실적 격차가 올해 1분기 들어 더욱 뚜렷해짐
두 회사 모두 아연 제련업을 영위하지만 실적, 수익성, 경쟁력에서 큰 차이 드러남
경영진의 전략과 투자 판단이 실적 차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됨
고려아연 1분기 매출 6조720억원, 영업이익 7461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풍 1분기 매출 8511억원, 영업이익 433억원으로 각각 고려아연의 약 14%, 17분의 1 수준
영업이익률 고려아연 12.3%, 영풍 5.1%
별도 기준 매출은 고려아연 4조2945억원, 영풍 3816억원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고려아연 6933억원, 영풍 274억원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가동률 100% 유지, 24시간 연속 조업
영풍 석포제련소 가동률 57.23%로 낮은 수준
영풍은 외부 변수 없이도 낮은 가동률로 사업 운영에 어려움 겪는다는 시각 존재
고려아연은 귀금속, 전략광물 등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안정적 수익성 확보
영풍은 아연괴 매출 비중 69.4%로 특정 사업 의존도 높아 업황 변화에 취약
환경·안전 리스크와 반복되는 행정처분이 영풍의 신뢰도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짐
고려아연은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 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 성장 전략 추진
미국 테네시주 통합 제련소 구축 등 글로벌 공급망 확보에 주력
영풍은 뚜렷한 미래 성장 동력 부족, 투자와 사업 재편 필요성 제기
경영진 역량에서도 두 회사의 차이가 업계와 자문업계에서 강조됨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720억원, 영업이익은 746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반면 영풍의 연결 기준 매출은 8511억원으로 고려아연의 약 14% 수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433억원으로 고려아연의 17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 역시 고려아연이 12.3%로 영풍(5.1%)보다 7.2%포인트(p) 높았다.
별도 기준 실적에서는 격차가 더욱 두드러졌다. 고려아연의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4조2945억원으로 영풍(3816억원)의 11배를 웃돌았다. 영업이익은 고려아연이 6933억원, 영풍이 274억원으로 약 25배 차이를 보였다. 영업이익률 또한 고려아연이 16.1%, 영풍이 7.2%로 집계됐다.
생산 현장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가동률은 100%로 유지됐다. 고려아연 측은 1분기 보고서를 통해 "가동중단 없이 24시간 연속 조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영풍 석포제련소의 가동률은 57.23%에 그쳤다. 올해 1분기 가동 가능 시간 2160시간 가운데 실제 가동 시간은 1236시간에 불과했다.
특히 영풍은 지난해 조업정지 처분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이 있었음에도 올해 들어 별다른 생산 차질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낮은 가동률을 기록해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제련업 특성상 가동률은 수익성과 직결되는 핵심 지표라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격차가 단순한 규모 차이를 넘어 사업 구조와 투자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금·은 등 귀금속과 안티모니·인듐 등 전략광물(희소금속) 비중을 확대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고, 이를 통해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고려아연이 2000년 분기 공시 의무화 이후 105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간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반면 영풍은 아연 제련 사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영풍의 별도 기준 매출 3816억원 가운데 아연괴 제품·상품 매출은 2650억원으로 전체의 69.4%를 차지했다. 특정 사업 의존도가 높아 업황 변화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안전 리스크도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는 폐수 유출과 무허가 배관 설치 등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58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오염토양 정화명령 미이행과 통합환경허가 조건 위반 등으로도 논란이 이어진 바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반복되는 환경 문제와 행정처분이 기업 신뢰도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래 성장 전략에서도 양사의 방향성은 크게 엇갈린다. 고려아연은 자원순환과 신재생에너지, 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를 축으로 한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 전략을 추진 중이다. 특히 미국 정부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통합 제련소를 구축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진행하며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순 제련기업을 넘어 전략광물 공급망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풍은 기존 제련 사업 중심 구조에서 뚜렷한 미래 성장 동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업황 회복 여부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구조인 만큼,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양사 경영진 역량에 대한 평가는 의결권 자문업계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 3월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실적·기술·전략 측면에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트랙레코드는 글로벌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영풍은 환경·안전 규제 위반과 제련 부문 장기 적자로 인해 ESG 및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우월한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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