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체리파킹' 직격탄 맞은 인터넷은행···거센 압박에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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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파킹' 직격탄 맞은 인터넷은행···거센 압박에 '진퇴양난'

등록 2026.05.20 15:57

김다정

  기자

인방 3사, 중·저신용 목표 채웠지만···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상향 압박 '35% 압박'에 건전성 부메랑···중·저신용시장 제로섬 게임 격화되나"지속 가능한 포용 위해 완급조절 절실"···체질 개선 서둘러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출범 취지였던 '포용금융'을 향한 정부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는 상황에서 고신용자 대출 장벽과 제2금융권의 추격이라는 잇단 악재에 직면했다. 당장 눈앞의 수익성·건전성을 넘어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린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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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인터넷전문은행이 정부의 포용금융 압박과 고신용자 대출 규제, 제2금융권의 추격에 직면

수익성·건전성 위협에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

숫자 읽기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모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30% 목표치 달성

카카오뱅크 1분기 중저신용 대출 신규 취급 비중 45.6%, 케이뱅크 33.5%, 토스뱅크 지난해 말 34.9%

카카오뱅크 16조원, 케이뱅크 8조3000억원, 토스뱅크 9조6000억원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배경은

정부는 인터넷은행이 포용금융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지적

시중은행과 평균 신용점수 비슷해져 경계가 희미해졌다는 평가

인터넷은행은 대출 총량 규제와 신용점수 상향 평준화로 고신용자 쏠림이 불가피했다고 주장

현재 상황은

정부는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비중을 단계적으로 상향 계획

고금리·경기 악화로 부실 리스크 커지는 가운데, 제2금융권과 경쟁 심화

인터넷은행은 서민금융 상품 강화, 금리 인하, 생계비통장 출시 등 대응

주목해야 할 것

대안신용평가모델 고도화와 수익 구조 다변화가 생존의 핵심 과제로 부상

플랫폼 비즈니스, 맞춤형 자산관리, 글로벌 진출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필요

정부의 일방적 요구가 금융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

최근 인터넷은행을 향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체리피킹(우량 고객만 골라받는 행위)' 저격은 금융권을 뒤흔들고 있다. 현재 한국 금융시장 구조를 '가운데만 휑하게 뚫린 커다란 도넛'에 비유하며 "체리피킹은 인터넷은행의 사명이 아니다"라는 김 실장의 발언을 업계는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인터넷은행이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 확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어서 추가적인 규제와 압박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목표치 넘겼지만 시선은 '냉랭'···거세지는 압박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모두 '중저신용대 대출 비중 30%'라는 목표치는 충족한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초기인 2020~2021년 10%대에 불과하던 중·저신용 대출 신규 취급 비중은 올해 1분기 45.6%로 목표를 상회했다.

케이뱅크도 1분기 기준 평균 잔액 비중(31.9%)과 신규 취급 비중(33.5%) 모두 기준선을 웃돌았다. 아직 1분기 실적발표 전인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도 지난해 말 34.9%를 기록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규모를 보면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후 올해 1분기까지 16조원을 공급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지난해 말까지 각각 8조3000억원, 9조6000억원의 중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10명 중 4명을 지원하며 금융당국이 제시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모두 넘어섰지만 정부의 시선은 냉랭하다. 신용도가 높은 차주나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영업이 이뤄지면서 충분한 포용을 구현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지난 3월 가계대출 차주 평균 신용점수는 943점으로 집계됐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 역시 각각 935점, 915점을 기록하며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가 900점을 웃돌았다. 4대 은행 평균(940.5점)과 비슷한 수준으로 시중은행과의 경계가 흐릿해진 모양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들도 할 말은 있다. 최근 인터넷은행의 평균 신용점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금융시장 전반의 신용점수 상향 평준화 흐름이 맞물린 불가피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 압박이 거세진 상황에서 인터넷은행들은 연체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차주를 중심으로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펼칠 수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고신용자 쏠림 현상이라는 착시효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옥죄기식 규제로 선택지를 좁혀놓고 이제 와서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만을 고집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항변이다.

'숫자 맞추기'에 피멍 드는 건전성


그럼에도 정부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강력하게 주문하면서 인터넷은행을 향한 압박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달 국무회의에서 인터넷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포용금융 목표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올해 32%, 2027년 34%, 2028년 35%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최근 분위기를 고려하면 목표치가 추가로 상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필연적으로 높은 부실 리스크를 동반한다. 특히 최근 장기화된 고금리 기조 속에서 자영업자와 서민층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점은 부담이다.

기본적으로 은행업은 고신용자 대상 대출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저신용자 대출의 부실 위험을 상쇄하는 구조다. 그러나 현재 인터넷은행은 고신용자 대출은 당국의 눈치와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막혀 꽁꽁 묶인 채 부실 위험이 큰 중·저신용자 대출은 억지로 늘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연체율 관리와 서민금융 확대 속 '숫자 맞추기'식 압박이 인터넷은행 전체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현재도 시중은행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소화하며 포용금융의 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기초체력이 뒷받침돼야 지속 가능한 서민 지원도 가능한데, 강제적인 지금의 방식은 수익성·건전성 관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은행업의 본질과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2금융권 추격에 제4인방 압박까지···설 자리 줄어든 인터넷은행


설상가상으로 인터넷은행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인해 시중은행과의 진검승부는 시작해보지도 못한 채, 아래에서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중·저신용자 시장을 두고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당국의 '포용금융' 압박에 전 금융권이 중금리 대출 확대에 사활을 걸면서, 인터넷은행들은 공들여 구축해 온 중·저신용자 시장의 파이를 강제로 나눠 가져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금융위는 지난달 27일 카드사와 캐피탈사에도 정책성 중금리 상품인 '사잇돌대출' 취급을 허용했다. KB국민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등 주요 카드사가 하반기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금융지주 계열 캐피털사와 카드사는 물론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민간중금리대출과 정책서민금융 공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포용금융 이슈로 재점화되는 제4 인터넷은행 설립 논의도 부담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기존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어졌다는 비판과 함께 소상공인 특화 은행 필요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결국 인터넷은행들은 리스크가 비교적 적은 이른바 '우량 중신용자(상위 중신용자)'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출혈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다. 인터넷은행의 입지는 갈수록 축소되는 상황에서 치열한 제로섬 게임 속 수익성·건전성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대안신용평가·비이자 수익으로 '진짜 혁신'


정부의 연이은 '저격'에 긴장감이 높아진 인터넷은행들은 서민금융 지원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즉시 서민금융상품 금리를 인하하는 동시에 최소 생계비를 보호하는 '전국민 생계비통장'을 출시하는 등 잇단 행동에 나섰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단순한 금리 인하식의 경쟁에서 나아가 출범 당시 외쳤던 '독보적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대안신용평가모델(CSS)의 고도화다.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Thin Filer)'나 중·저신용자 중에서도 숨은 우량 차주를 정교하게 걸러내는 능력이 인터넷은행의 생존을 가를 핵심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경우 2022년 업계 최초로 대안 신용평가 모형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공급된 중·저신용자 대출은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수익 구조의 다변화도 필수적이다.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천편일률적인 사업 모델로는 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한 수수료 수익 확대, 맞춤형 자산관리(WM) 서비스 강화,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통해 이자 이외의 부문에서 튼튼한 기초체력을 다져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취약계층을 보듬는 포용금융의 취지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리스크 감내 수준을 넘어서는 일방적인 요구는 결국 금융 소비자에게 책임이 전가될 수 있다"며 "금융권도 적극적으로 자정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완급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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