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10분 방송에도 AI 투입···TV홈쇼핑 제작비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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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방송에도 AI 투입···TV홈쇼핑 제작비 혁명

등록 2026.05.21 07:07

조효정

  기자

제작비 절감·단편 프로그램 운영 효율화거래액 하락 속 수익성 방어 기술 확대

NS홈쇼핑이 AI 쇼핑호스트를 활용한 '안심물가 상생가격' 방송을 선보이며 협력사의 방송 제작 부담을 줄이는 새로운 콘텐츠 운영에 나섰다. 사진=NS홈쇼핑NS홈쇼핑이 AI 쇼핑호스트를 활용한 '안심물가 상생가격' 방송을 선보이며 협력사의 방송 제작 부담을 줄이는 새로운 콘텐츠 운영에 나섰다. 사진=NS홈쇼핑

TV 시청자 이탈과 송출수수료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 악화가 심화된 홈쇼핑 업계가 고정비 절감을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방송 제작 전반에 본격 도입하고 있다. 외형 성장보다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해 영업이익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NS홈쇼핑은 전날 오후 3시 35분 편성된 가공식품 '실속고등어' 판매 방송에 AI 쇼핑호스트를 처음으로 투입해 운영했다고 밝혔다. 해당 방송은 약 10분 분량의 단편 편성으로, AI 쇼핑호스트가 상품 소개와 핵심 구매 포인트 전달을 전담했다.

그간 10분 내외의 단기 프로모션이나 파일럿 방송은 편성 대비 제작 효율이 낮은 시간대로 분류돼 왔다. 무대 세팅비와 정규 쇼핑호스트 및 제작 스태프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크지만 방송 시간이 짧아 매출 규모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1시간 정규 방송과 유사한 수준의 비용이 투입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였다.

NS홈쇼핑은 이러한 단편 방송에 AI 쇼핑호스트와 그래픽 요소를 적용해 제작 효율을 높이는 방식을 선택했다. 실제 방송에서도 상품 시연과 조리 장면을 제외한 상당 부분에 AI 기술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준비 시간과 제작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홈쇼핑 업계 전반의 비용 구조 문제와 맞물려 있다. TV홈쇼핑 산업은 모바일 이커머스와 숏폼 기반 라이브 커머스 확산으로 시청자 이탈이 지속되면서 구조적 침체 국면에 들어선 상태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TV홈쇼핑 취급고는 2021년 21조9771억원에서 2023년 20조2286억원, 2024년 19조4999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에는 18조5050억원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유료방송사업자(IPTV·케이블TV·위성방송)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는 매년 증가하며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7개 TV홈쇼핑사의 합산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2021년 59.9%에서 2022년 65.7%, 2023년 71.0%, 2024년 73.3%로 상승했다. 지난해 송출수수료 총액이 1조9153억원에 달하며 비중 역시 73%대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매출 감소와 고정비 성격의 송출수수료 부담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구조적으로 악화된 상황이다. 최근 일부 업체들이 비용 효율화에 나서며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으나, 장기적인 개선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홈쇼핑 업계는 협상 여지가 제한적인 송출수수료 대신 자체적으로 통제가 가능한 방송 제작비 절감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대형 세트 제작과 고액 출연료 중심의 기존 제작 방식을 줄이고 AI 기반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고정비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주요 홈쇼핑사들은 가상 스튜디오와 AI 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GS샵은 생성형 AI 기반 'AI 스튜디오'를 고도화해 가상 배경 시스템을 전체 방송의 약 60% 수준까지 확대 적용했다. CJ온스타일은 AI 패션 쇼케이스와 가상 모델 활용 방송에 이어 AWS와 공동 개발한 AI 챗봇 'AiON'을 도입하며 제작 및 고객 응대 전반의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가상 인간 쇼호스트 '루시'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에 투입해 패션·명품 분야에서 완판 사례를 내는 등 가상 IP 기반 사업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제작비 절감 흐름은 협력사 부담 완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식품 협력사의 경우 방송 제작비 부담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왔던 만큼, AI 도입을 통한 비용 절감이 상품 가격 인하와 상생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AI 쇼호스트의 실제 매출 기여도와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식품 방송의 경우 현장감과 실시간 소통, 감각적 요소가 구매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AI 기반 일방향 정보 전달이 기존 인간 쇼호스트 수준의 효과를 재현할 수 있을지 여부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술적 효율성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유찬 NS홈쇼핑 TV컨텐츠사업본부 이사는 "이번 방송은 편성 효율과 제작비 부담이 큰 10분 방송에 새로운 제작 방식을 적용해 협력사 부담을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며 "고객에게는 필요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협력사와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AI 기반 콘텐츠 운영 방식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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