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올해도 공장 못 돌린 'K배터리'···SK온 설비투자 5분의 1로 추락

산업 에너지·화학

올해도 공장 못 돌린 'K배터리'···SK온 설비투자 5분의 1로 추락

등록 2026.05.29 17:33

고지혜

  기자

전기차 수요 둔화 장기화, 생산라인 가동률 연이어 하락SK온 경영 체제 변화로 효율화·수익성 개선 과제 산적LG에너지솔루션·삼성SDI도 설비투자 축소 지속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국내 배터리 3사의 공장 가동률과 설비투자가 올해도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길어지면서 생산라인 가동률은 낮아지고, 북미·유럽 등 주요 생산거점에 대한 투자 집행도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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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국내 배터리 3사 공장 가동률과 설비투자 모두 위축 국면 지속

전기차 수요 둔화로 생산라인 가동률 하락

북미·유럽 등 주요 생산거점 투자 집행도 속도 조절

숫자 읽기

SK온 1분기 가동률 36.5%, 설비투자 2952억원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가동률 46.9%, 설비투자 1조6483억원

삼성SDI 1분기 소형전지 가동률 65%, 설비투자 5894억원

자세히 읽기

SK온 가동률 2년 전 70%→올해 36.5%로 급락, 설비투자도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

LG에너지솔루션 가동률 50%선 무너지고, 전방 전기차 시장 둔화로 EV 파우치 제품 물량 줄어

삼성SDI는 소형전지 중심으로 가동률 회복, AI 데이터센터 등 비전기차 수요가 견인

현재 상황은

SK온 대표이사 사장 이석희 사임, 이용욱 대표 단독 체제 전환

이용욱 대표는 수익성 개선, 생산 효율화, 북미 사업 재정비, 투자 속도 조절 등 복합 과제 부담

향후 전망

배터리 3사 모두 외형 확장보다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가능성

수요 회복 시점 불투명, 투자 집행과 생산 운영 보수적 기조 지속 예상

특히 SK온의 부담이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가동률은 30%대 중반까지 떨어졌고, 설비투자도 전년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의 사임으로 이용욱 대표 단독 체제까지 맞게 되면서 생산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 북미 사업 재정비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과제가 커졌다.

29일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온의 올해 1분기 가동률은 36.5%에 그쳤다.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2년 전인 2024년 1분기 70%에 육박했던 가동률은 지난해 43.6%로 주저앉은 데 이어 올해는 30%대까지 내려왔다. 단순 수치상으로 보면 공장 3곳 중 2곳가량을 제대로 돌리지 못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가동률은 46.9%로 집계됐다. 2024년 1분기 57.4%, 2025년 1분기 51.1%로 간신히 50%선을 유지해 오던 가동률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0%대에 머물렀다. 유럽과 북미 등 전방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로 주요 전략 고객사의 전기차(EV) 파우치 제품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면 삼성SDI는 이례적으로 반등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1분기 32%까지 떨어졌던 소형전지 가동률을 올해 1분기 65%로 끌어올렸다. 1년 만에 두 배 이상 회복했지만, 2024년 1분기 76%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긴 하다.

삼성SDI의 가동률 회복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배터리 백업 장치(BBU) 수요 확대와 무선 전동공구, IT 기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소형전지 및 비(非)전기차 포트폴리오가 받쳐준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시장 둔화 충격을 소형전지 라인 가동률 회복으로 일부 방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비투자의 경우 배터리 3사 모두 일제히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설비투자는 1조648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조410억원 대비 절반가량 감소했다. 삼성SDI는 58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744억원보다 줄었다. 2년 전인 2022년 1분기(1조60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온 수치다.

설비투자 축소 폭이 가장 컸던 곳도 SK온이다. SK온의 올해 1분기 설비투자는 295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5218억원의 약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2024년 1분기 2조4300억원과 비교하면 8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문제는 SK온이 가동률 하락과 투자 축소에 더해 경영 체제 변화까지 동시에 맞게 됐다는 점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SK온을 이끌어온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이 전날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회사는 이용욱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SK온은 지난해 10월 소재·제조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이용욱 전 SK실트론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선임하며 이석희·이용욱 2인 대표 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이석희 대표가 글로벌 사업과 기술 전략을, 이용욱 대표가 제조 경쟁력과 운영 효율화를 각각 담당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 대표의 사임으로 이용욱 대표는 당장 6월부터 단독으로 수익성 개선과 생산 효율화, 북미 사업 재정비, 투자 속도 조절이라는 복합 과제를 떠안게 됐다. 특히 SK온의 올해 1분기 가동률이 36.5%까지 낮아진 만큼, 당장의 과제는 외형 확장보다 기존 생산거점의 효율을 높이는 데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경영 기조가 외형 확장보다 수익성 방어에 계속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수요 회복 시점이 뚜렷해지기 전까지는 투자 집행과 생산 운영 모두 보수적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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