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K2 최대 고객 폴란드, 이젠 직접 보여준다···韓 전차 '유럽 영업사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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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최대 고객 폴란드, 이젠 직접 보여준다···韓 전차 '유럽 영업사원' 부상

등록 2026.05.31 09:01

이승용

  기자

1차 180대 인도 완료···2차 180대 중 61대는 폴란드 생산레오파드2 공백 파고든 K2···루마니아도 조립라인 주목아르메니아 시연·루마니아 벤치마킹···K2 동유럽 확산 기대

현대로템 K2 전차. 사진=현대로템 제공현대로템 K2 전차. 사진=현대로템 제공

폴란드는 K2 전차를 구매한 나라였다. 그런데 지금은 단순한 구매국으로만 보기 어려워졌다. 한국에서 들여온 K2를 실제 부대에 배치하고, 추가 물량을 계약하고, 자국 공장에서 폴란드형 K2 전차인 K2PL을 조립·정비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 국방 관계자들에게 K2 운용 장면을 직접 보여주는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폴란드는 한국 전차의 '유럽 영업사원'에 가까운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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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폴란드는 단순 구매국을 넘어 K2 전차의 현지 조립·정비와 추가 계약, 해외 홍보까지 주도

K2PL 등 폴란드형 전차 생산과 실전 운용 시연으로 K2의 유럽 내 입지 확대 중

배경은

유럽 전차 시장은 오랫동안 독일 레오파드2가 주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유럽 국가들은 신속한 전력 확보와 현지화 가능성을 중시

폴란드는 K2를 빠르게 도입하고 안정적으로 인도받으며 신뢰 구축

숫자 읽기

K2 2차 이행계약은 전차 180대, 약 65억달러 규모

61대는 폴란드 부마르 와벤디 공장에서 생산 예정

2022년 8월 1차 계약으로 K2 180대 도입, 2025년 11월까지 전량 인도 예정

어떤 의미

폴란드는 K2 실전 운용 시연과 현지 생산으로 유럽 내 K2 확산의 교두보 역할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은 단순 수입이 아닌 폴란드식 현지 생산 모델에 주목

한국 방산은 전차뿐 아니라 무인체계 등 복합 플랫폼으로 유럽 시장 공략 중

주목해야 할 것

K2의 유럽 시장 진출은 독일산 전차의 납기·현지화 한계를 파고드는 전략

폴란드는 최대 고객을 넘어 K2의 '유럽 영업사원'으로 부상

유럽 방산 시장에서 한국산 무기체계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

상징적인 장면은 아르메니아 국방장관 초청 행사에서 연출됐다. 폴란드는 K2의 기동성과 장애물 극복 능력을 보여주는 시연을 진행했고, 차량을 파괴하는 퍼포먼스까지 곁들였다. 제조사가 전차 성능을 설명하는 것과 실제 운용국이 자국 훈련장에서 전차를 운용해 보여주는 것은 무게가 다르다. 방산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홍보는 광고가 아니라 실사용국의 선택과 운용 장면이라는 점에서, 폴란드의 이런 행보는 K2의 유럽 내 존재감을 키우는 장면으로 읽힌다.

폴란드가 K2를 보여주는 방식은 시연에만 그치지 않는다. 현대로템은 지난 4월 27일 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 산하 부마르 와벤디와 K2PL 및 구난전차의 현지 생산·정비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 체결된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의 후속 절차다. 당시 2차 계약은 K2 전차 180대, 약 65억달러 규모였고, 이 가운데 61대가 폴란드 부마르 와벤디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 계약은 조립 장소가 한국에서 폴란드로 일부 옮겨간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전차는 차체와 포탑, 주포, 사격통제장치, 항법장치, 통신체계, 엔진·변속기, 현수장치가 맞물린 복합 무기체계다. 현지 생산은 부품을 가져다 끼우는 수준이 아니라 품질관리와 정비기술, 부품 공급망, 개량 능력까지 현지에 심는 작업이다. 폴란드 입장에서는 K2를 보유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전차를 계속 굴리고 고치고 바꿀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셈이다.

K2가 폴란드에서 기회를 잡은 배경에는 독일 레오파드2가 있다. 레오파드2는 오랫동안 NATO 유럽 회원국의 표준 전차처럼 자리 잡았고, 유럽 각국의 운용 경험과 정비망도 독일산 전차를 중심으로 쌓여 왔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유럽 국가들이 당장 쓸 수 있는 전력을 찾기 시작하면서 질문은 달라졌다. "어떤 전차가 가장 익숙한가"보다 "얼마나 빨리 받을 수 있고, 우리 땅에서 오래 굴릴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폴란드가 K2를 선택한 첫 번째 이유도 속도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NATO 동부전선 국가는 전차와 자주포, 방공, 탄약 전력을 빠르게 채워야 했지만 독일을 비롯한 기존 유럽 방산업체들은 주문 잔고와 생산능력 제약에 묶여 있었다. 폴란드는 2022년 8월 1차 이행계약으로 K2 180대를 들여왔고, 해당 물량은 2025년 11월 전량 인도를 마치며 납기 신뢰성을 쌓았다.

이 폴란드 모델을 유심히 보는 곳이 루마니아다. 루마니아는 흑해와 도나우강을 끼고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NATO 남동부 방어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까지 늘리고, 냉전기 소련제 무기체계를 서방형 체계로 바꾸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전차와 자주포, 장갑차, 방공체계, 무인체계까지 현대화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루마니아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K2 도입이 아니라 폴란드식 조립라인과 현지 생산 모델이다.

동유럽의 관심이 전차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루마니아 현지 야외 훈련장에서는 차륜형 장갑차 타이곤, 다목적무인차량 그룬트, 에스토니아 밀렘 로보틱스가 개발한 테미스를 통합 운용하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시연도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드론과 무인체계가 전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K2 같은 중장갑 플랫폼과 무인체계가 함께 제시되는 장면은 한국 방산의 유럽 공략이 전차 한 종을 파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K2의 유럽 공략은 레오파드2를 단숨에 밀어내는 싸움이 아니다. 독일산 전차가 제때 채우지 못한 납기와 현지화의 빈틈에서, 폴란드는 K2가 유럽 안에서 운용되고 생산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들고 있다. 아르메니아에 직접 보여주고, 루마니아가 그 조립라인을 들여다보는 흐름 속에서 폴란드는 최대 고객을 넘어 K2의 '유럽 영업사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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