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계열사 시총 급감에 그룹 가치 1.6조 증발비비고·올리브영 앞세워 북미 공략···새 성장축 육성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CJ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은 오히려 1조60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사업 부진으로 기업가치가 흔들리자 CJ는 비비고와 올리브영을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4309에서 출발해 이날 종가 기준 8788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103.9% 상승하며 강세장을 이어갔다.
반면 CJ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15조903억원에서 13조4554억원으로 10.8%(1조6349억원) 감소했다. 증시 전반이 상승 흐름을 타는 동안 CJ 계열사들은 오히려 기업가치가 후퇴한 셈이다.
시가총액 감소는 콘텐츠 계열사가 주도했다. CJ ENM 시가총액은 연초 1조4626억원에서 8574억원으로 41.4% 줄었고, 스튜디오드래곤 역시 1조3992억원에서 7770억원으로 44.5% 감소했다. 광고 시장 침체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 성장 둔화가 맞물리면서 콘텐츠 사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바이오 계열사인 CJ바이오사이언스도 같은 기간 1204억원에서 658억원으로 45.3% 감소하며 그룹 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CJ CGV는 23.8%, CJ씨푸드는 27.8% 각각 줄었고, CJ대한통운과 CJ프레시웨이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그나마 CJ제일제당은 3조1162억원에서 3조603억원으로 1.7% 감소하는 데 그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그러나 콘텐츠 계열사들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장에서는 CJ의 기존 성장 공식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CJ는 K콘텐츠와 K푸드를 양대 축으로 성장해 왔지만, 최근 콘텐츠 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도 함께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CJ가 주목하는 곳은 북미 시장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슈완스와 올리브영 미국 1호점을 잇달아 찾으며 현장 경영에 나섰다. 콘텐츠 대신 식품과 뷰티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올리브영 미국 1호점 개점은 CJ의 글로벌 성장 전략에서 상징성이 큰 이벤트로 평가된다. CJ는 K뷰티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북미 시장을 발판으로 올리브영의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 역시 개점식에서 "올리브영 미국 1호점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내딛는 첫걸음"이라며 "K뷰티와 K웰니스를 넘어 건강하고 스타일리시한 라이프스타일 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시장도 일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주사 CJ는 올리브영 미국 1호점 개점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며 이날 종가 기준 18만원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5조3394억원으로 연초 대비 5.6% 증가했다.
북미는 CJ가 가장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비비고와 슈완스를 통해 이미 현지 식품 사업 기반을 구축한 데다 K뷰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북미를 글로벌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올리브영 역시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북미 사업 확대가 곧바로 기업가치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콘텐츠 사업 부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축이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 연결돼야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CJ는 오랫동안 콘텐츠와 식품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최근에는 콘텐츠 사업의 성장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며 "결국 비비고와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한 북미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그룹 기업가치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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