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떠난 자리 메우는 개미들···"실적 기반 선별적 투자 필요"

보도자료

외국인 떠난 자리 메우는 개미들···"실적 기반 선별적 투자 필요"

등록 2026.06.02 08:29

김호겸

  기자

외국인 주도 테마에 개인 후행 자금 몰려개인, 상장지수펀드를 통한 집중 전략개별 종목 내 선별적 투자의 중요성 대두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코스피 시장에서 거시경제(매크로) 지표에 기반한 전통적 투자 패턴이 약화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환율 및 수출 지표 중심의 기계적인 매매 방식에서 벗어나 실적 모멘텀 위주로 재편된 가운데 개인 투자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특정 테마에 자금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고세은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0년을 기점으로 외국인 수급과 원·달러 환율, 신흥국(EM) 증시 간의 연동성이 크게 약화했다"며 "국가 단위의 매크로 접근보다 실적에 기반한 산업·테마 단위 접근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 투자자의 매매 패턴도 변화했다. 과거 박스권 장세에서 역추세 매매(주가 하락 시 매수)에 집중했던 개인들은 최근 외국인이 주도하는 실적 장세에 동조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순자산총액(AUM) 500조원을 넘어선 ETF 시장이 이러한 쏠림 현상의 주요 경로로 지목된다.

특정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경우 ETF 수급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리노공업과 이오테크닉스 등 주요 반도체 소부장 업체의 ETF 보유 비중은 20%(유동시가총액 기준 약 30%) 수준이다. 제룡전기와 로보티즈 등 중소형 테마주 역시 시가총액 대비 ETF 편입 영향력이 크게 나타난다. 개인이 ETF를 매수하면 기관이 기계적으로 현물을 사들이는 구조로 인해 표면적인 기관 순매수 이면에 실질적인 개인 자금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 주도 테마에 개인 자금이 후행 유입되며 나타나는 수급 불균형 현상도 관찰된다.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에도 지분율이 상승하는 이른바 '지분율의 역설'이 대표적이다. 이는 외국인이 초기 선점 후 차익실현에 나서는 동안 개인 등 타 주체들의 자금이 유입되며 비싸게 물량을 넘겨받은 결과다.

고세은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더라도 시가총액이 정점을 찍기까지 통상 3~7개월의 시차가 존재한다"며 "이 기간 실적 컨센서스 상향 등 긍정적인 내러티브가 유지되면서 개인의 후행 자금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진행 중인 반도체 사이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테마 상승장과 달리 현재 반도체 업종은 시장의 낙관 강도가 둔화하는 반면 목표주가 편차(CV)가 확대되는 국면"이라며 "이는 반도체를 기존 경기 순환형 업종으로 보는 시각과 인공지능(AI) 주도의 구조적 성장주로 보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 연구원은 "실체 없이 기대에만 의존하는 테마는 개인 수급이 약화할 경우 이를 방어할 후행 자금이 제한적이어서 소멸 속도도 빠르다"며 "현 수급 체계에서는 개별 종목 내 ETF 자금 흐름을 고려한 실적 기반의 선별적인 투자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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