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글로벌 1위 도요타, 일본車 위기에도 '왕좌' 지킬까

산업 자동차

글로벌 1위 도요타, 일본車 위기에도 '왕좌' 지킬까

등록 2026.06.04 07:31

황예인

  기자

日 닛산·혼다, 대규모 적자···韓 시장도 철수'부동의 1위' 도요타, 최근 기업가치 하락세 사업 전략 재정비···전기차 줄이고 SUV 집중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일본 완성차 업계가 유례없는 위기로 휘청이는 가운데, '글로벌 1위' 도요타를 향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대외 악재로 경영 환경이 악화하면서 판매 둔화와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일본차 시장 전반에 경고 신호가 감지되는 만큼, 자동차 업계에서는 도요타의 발 빠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맞았다. 대표적으로 닛산은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에서 약 5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혼다는 상장 69년 만에 처음으로 약 4조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다. 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이 늦어진 데다가 전기차 전환 전략도 실패로 돌아가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적자 늪'에 빠진 이들은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닛산은 현재 직원 2만명 감원과 공장 7곳 폐쇄를 추진 중이며, 최근에는 회사의 핵심 생산 기지인 요코하마 부품 공장의 축소도 검토하고 있다. 혼다는 캐나다에서 추진하기로 했던 전기차·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중단하는 등 전동화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일본차의 입지는 국내 시장에서도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지난 4월 혼다는 닛산에 이어 국내 자동차 판매사업을 전격 철수했다. 시장에 진출한지 약 23년 만이다. 이로써 한국에서 완성차를 판매하는 일본차 기업은 토요타가 유일하게 됐다. 한때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던 일본차들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다.

일본차들의 위기는 '글로벌 강자' 도요타에도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요타는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에서 6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부동의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독보적인 하이브리드 기술력과 내연기관 경쟁력을 바탕으로 탄탄한 해외 수요층을 확보, 매년 판매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하지만 화려한 성적표 이면에는 불안 요소도 적지 않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회사의 순이익은 3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도요타는 최근 발표한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실적 전망에서 순이익이 전년 대비 22% 감소한 3조엔(28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요타의 기업가치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1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그룹 주가는 장중 8~10% 급등하며 20여년간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를 지켜온 도요타(435조원)를 추월했다. 토요타 주가는 올해 들어 10%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약 201조원)의 시가총액 역시 중장기적으로 도요타를 넘어설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위기 신호가 감지되자 도요타도 사업 전략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특히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기존 전동화 로드맵을 전면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 도요타는 2027년 양산을 목표했던 렉서스 세단형 전기차 'LF-ZC' 개발을 중단하고, 수익성이 높은 SUV 개발에 당분간 집중할 예정이다.

또, 전쟁 여파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감산 카드'를 꺼냈다. 도요타는 오는 11월까지 해외 생산 물량 8만3000대를 감축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 대신 인도 현지에 SUV 생산공장 3곳을 신규 건설하는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미래를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도요타는 전동화 전환을 늦추고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을 앞세우면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향후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 최소 3~5종의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하며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