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發 전력 슈퍼사이클···LS, '밸류체인'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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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데이터센터發 전력 슈퍼사이클···LS, '밸류체인' 경쟁력 강화

등록 2026.06.02 15:05

신지훈

  기자

HVDC부터 전기동 생산까지 선제적 대응북미·유럽 거점 확보와 수주 경쟁력 증대계열사 협력 통한 해저케이블·배전 사업 확대

LS전선이 강원도 동해시에 해저 5동을 준공하며, 아시아 최대급 HVDC 케이블 생산 역량을 갖췄다. 사진=LS전선 제공LS전선이 강원도 동해시에 해저 5동을 준공하며, 아시아 최대급 HVDC 케이블 생산 역량을 갖췄다. 사진=LS전선 제공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글로벌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LS그룹이 전력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기반으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재료인 전기동 생산부터 송전·변전·배전까지 전력 인프라 전 영역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하며 글로벌 전력 슈퍼사이클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전선, 전력기기, 해저케이블, 전기동 등 각 계열사의 전문 역량을 결집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과 미국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전력망 투자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력산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HVDC는 기존 교류(AC) 방식보다 송전 손실을 줄이고 장거리 송전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차세대 전력망 구축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HVDC 시장은 2024년 약 122억달러 규모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8% 이상 성장하며 2034년에는 26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LS전선은 지난해 강원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내 제5동을 준공해 HVDC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확대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HVDC 해저케이블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LS전선 동해 공장에서 생산된 해저케이블이 포설선에 선적되고 있는 모습. 사진=LS전선 제공LS전선 동해 공장에서 생산된 해저케이블이 포설선에 선적되고 있는 모습. 사진=LS전선 제공

생산 역량 확대를 바탕으로 LS전선은 올해 초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약 7000억원 규모의 345kV급 초고압 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전선업계 기준 단일 수출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LS전선은 단순 생산에 그치지 않고 해저케이블 시공까지 담당하는 턴키 사업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LS마린솔루션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설계부터 생산, 운송, 포설까지 일괄 수행하는 사업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해 튀르키예 테르산 조선소와 초대형 HVDC 포설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선박은 케이블 적재량 1만3000톤 규모로 아시아 최대 수준이며, HVDC 해저케이블과 광케이블을 동시에 시공할 수 있는 첨단 장비를 갖출 예정이다.

회사는 신규 포설선을 활용해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은 물론, 유럽·북미 해상풍력 및 장거리 해저망 구축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배전 분야에서는 가온전선이 북미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성과를 내고 있다. 가온전선 미국 법인 LSCUS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향후 5년간 버스덕트(Busduct)를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올해 약 500억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최대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버스덕트는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설비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라 관련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국내 전선·전력기기 업계를 통틀어 최대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HVDC 변환용 변압기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HVDC 송전망은 전력을 송전하기 전 교류를 직류로 변환하고 수전지에서 다시 교류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친다. LS일렉트릭은 국내 최초로 HVDC 변환용 변압기 상용화에 성공하며 관련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부산사업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시설 증설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생산능력은 연간 2000억원 수준에서 60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LS일렉트릭 부산 공장에서 HVDC 설비를 시험 하고 있는 모습. 사진=LS 제공LS일렉트릭 부산 공장에서 HVDC 설비를 시험 하고 있는 모습. 사진=LS 제공

부산사업장은 국내 유일의 HVDC 변환용 변압기 생산기지로, 향후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 수요 대응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북미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미국 텍사스와 유타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용 중·저압 전력기기와 배전시스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LS일렉트릭의 데이터센터 관련 수주 규모는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고, 전체 수주잔고 역시 약 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회사는 향후 약 25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유타 생산기지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텍사스와 조지아 등 전략 거점에도 신규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력 인프라 밸류체인의 출발점인 LS MnM은 울산 온산제련소에서 연간 약 68만톤 규모의 전기동을 생산하고 있다. 전기동은 송·배전용 전선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설비, 전기차 충전 인프라, 데이터센터 구축 등 전력산업 전반에 활용되는 핵심 소재다.

특히 AI 산업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설이 이어지면서 전기동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LS MnM은 지난해 전기동 브랜드인 '온산Ⅰ'과 '온산Ⅱ'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최고 등급인 '그레이드 1'으로 등록하며 북미 시장 공략 기반을 강화했다. 이에 앞서 런던금속거래소(LME)와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서도 최고 등급 인증을 확보한 바 있어 세계 3대 금속거래소 모두에서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게 됐다.

시장 다변화 전략과 제품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LS MnM은 지난해 매출 14조942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전년 대비 57%, 42%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LS그룹은 원재료부터 송전·변전·배전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드문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계열사 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전력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욱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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