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유 재고 '바닥' 드러나는데...시장은 뜻밖의 낙관론, 왜?

경제 글로벌경제

원유 재고 '바닥' 드러나는데...시장은 뜻밖의 낙관론, 왜?

등록 2026.06.09 17:16

수정 2026.06.09 17:49

이윤구

  기자

미국 원유 재고량 7억9100만 배럴로 감소"바닥 긁고 있다" 재고 급감···6월 중하순 고비JP모건 "호르무즈 정상화 안 되면 유가 폭등"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최근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로 인해 글로벌 원유 재고가 위험한 수준으로 급감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통제되면서 공급 차질이 발생했고, 각국이 비축유를 방출하며 버티고 있으나 서서히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모양새다.

8일(현지시간) 글로벌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에 따르면 현재 중동 지역에서 하루 최소 100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중단된 상태며, 일부에서는 실제 생산 손실이 하루 최대 14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소비국들은 비축유를 방출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7억9100만 배럴로 감소했으며, 이는 2024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 수치에는 상업용 재고와 전략비축유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한 에너지 업계 임원은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위험할 정도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며 "6월 중하순에 닥칠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정부 최고위층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금 재고 상황에 제발 주목해 주길 바라며, 그야말로 바닥을 긁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세계 원유 재고가 급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유 시장에는 다소 뜻밖의 낙관론이 감돌고 있다. 에너지 분석가 존 켐프는 어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운항 재개를 기대하며 트레이더들이 브렌트유 포지션을 줄이고 있고, 현재 그 수준이 18주 만에 최저치라고 밝혔다. 그는 원유 공매도 포지션이 3배나 급증했으며, 이는 현재 시장을 약세장이 지배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은 이달 말까지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통행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유가가 폭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로서는 정상화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다.

반면, 골드만삭스가 최근 지적했듯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후 발생한 초기 가격 급등으로 인해 수요 감소 현상이 이미 시작됐으며 이로 인해 유가 상승이 억제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기 전에 줄일 수 있는 원유 수요 감소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중국은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원유 수입을 줄였으며, 이는 적어도 중국이 원유 수입을 재개할 때까지는 기준 유가의 급격한 상승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원자재 데이터 기업 케이플러(Kpler)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유사들은 원유 수입량을 가동률 감소량보다 훨씬 더 많이 줄였는데, 이는 원유 수요가 상당히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뉴욕 오세익웰스의 필 블랑카토 수석 시장 전략가는 "소비자 심리가 이미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에서, 유가가 앞으로 석 달 동안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단기간 내에 더 오른다면 실제 경제적 타격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