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흑자 돌아온 면세점, 전성기 재현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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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돌아온 면세점, 전성기 재현 '물음표'

등록 2026.06.25 07:39

선다혜

  기자

방한 관광객 증가·체질 개선 '흑자 전환'K-뷰티·K-푸드로 눈 돌려···'새로운 수요 확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면세점이 살아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일제히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과거 전성기의 귀환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따이공(보따리상)에 의존했던 성장 모델이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면세점 산업의 판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면세점들은 올해 1분기 나란히 흑자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1분기 매출 7922억원, 영업이익 3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111%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가장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라면세점(TR부문)도 1분기 매출 8846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면세점 역시 각각 영업이익 106억원, 3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에서 벗어났다.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이 있다.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475만여 명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수년간 이어진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롯데면세점은 희망퇴직과 점포 효율화에 나섰고, 신라면세점은 수익성이 낮은 인천공항 일부 사업권을 반납했다. 신세계면세점은 판촉비와 지급수수료를 줄였고 현대면세점은 동대문점 영업을 종료하며 비용 구조를 손질했다.

특히 업계 전반이 고액 송객수수료에 의존하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일본과 동남아, 미주 지역의 개별관광객(FIT) 유치에 집중하면서 외형보다 수익성을 우선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품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명품과 화장품 중심이던 면세점은 최근 K푸드와 건강기능식품, 실용 화장품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올해 1분기 외국인 푸드 매출은 지난해보다 58% 증가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식품·건강기능식품 매출은 올해 들어 130% 늘었고, 현대면세점 역시 식품 카테고리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K뷰티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고가 브랜드 중심의 소비에서 벗어나 선크림과 마스크팩, 세럼 등 기능성 기초화장품 판매가 늘고 있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면세점 상품 구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업계는 과거와 같은 호황이 재현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국내 면세시장 규모는 2019년 약 25조원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에는 12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시장을 키웠던 중국 따이공 수요가 사실상 사라졌다. 중국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으로 하이난 면세시장이 급성장했고, 온라인 직구 플랫폼도 빠르게 확산됐다. 굳이 한국 면세점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유통 구조가 자리 잡은 것이다.

중국 경기 둔화와 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한국 면세점에서 명품과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던 소비 패턴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패턴이 쇼핑 중심에서 음식과 관광, 체험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방한객이 늘어도 과거처럼 면세점 매출이 비례해 증가하지 않는 이유다.

결국 면세점 업계의 과제는 외형 확대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이공 시대가 끝난 자리에서 개별관광객의 체류 시간과 구매 금액을 높일 수 있는 콘텐츠와 상품 경쟁력이 새로운 성장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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