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화시스템, 수주잔고 12조 중 76%가 방산···필리조선소 수익성은 시험대

산업 중공업·방산

한화시스템, 수주잔고 12조 중 76%가 방산···필리조선소 수익성은 시험대

등록 2026.06.26 15:11

이건우

  기자

전장 전자 수요 확대에 방산 실적 개선···방산 수주잔고 9조원 달해美 필리조선소 정상화가 관건···매출 1600억에도 영업손실 466억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한화시스템이 방산 수주 확대에 힘입어 전체 수주잔고 12조원을 돌파했다. 방산이 중장기 성장을 이끄는 가운데 ICT 부문이 안정적인 수익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미국 필리조선소 적자가 연결 실적에 반영되면서 전사 수익성 개선은 당분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화시스템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12조19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방산 부문 수주잔고는 9조2457억원으로 전체의 약 76%를 차지했다. ICT 부문은 4171억원, 필리조선소는 2조5335억원 수준이다. 수주잔고만 놓고 보면 한화시스템의 성장축은 방산 부문에 집중돼 있다.

방산 부문은 매출과 이익이 함께 늘며 한화시스템의 본업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올해 1분기 방산 부문 매출은 4712억원, 영업이익은 6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3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4.6%로 전년 동기보다 2.9%포인트 높아졌다.

UAE·사우디아라비아향 천궁-Ⅱ 다기능레이다(MFR) 등 수출 사업과 KF-21 AESA 레이다, 항전 장비 등 국내 양산 물량이 동시에 반영되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됐다.

한화시스템의 방산 사업은 완성무기 수출과 연동되는 성격이 강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천무, 현대로템의 K2 전차, KAI의 KF-21·FA-50, 한화오션의 함정 사업이 확대될수록 레이다와 전투체계, 항공전자, 통신장비 등 한화시스템이 담당하는 전장전자 물량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K방산 수출 확대가 완성무기 업체에만 그치지 않고 부품·체계 업체의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한화시스템은 방산 장비 자체보다 레이다, 센서, 통신, 지휘통제 등 전장전자 체계에 강점을 둔 기업으로 분류된다. 무기체계가 고도화될수록 관련 장비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수출 이후 양산과 성능개량, 유지보수 물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방산 수주잔고 9조원대가 단기 매출뿐 아니라 중장기 실적 가시성을 높이는 배경이다.

회사의 또 다른 사업 축인 ICT 부문은 방산과 달리 대형 수주 모멘텀보다는 계열사 시스템통합과 IT 서비스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구조다. 수주잔고는 4171억원으로 전체 비중은 크지 않지만, 1분기 매출 1723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을 기록하며 방산 부문과 함께 연결 실적을 받쳤다. 방산이 수주잔고와 수출 확대를 통해 외형 성장을 이끄는 축이라면, ICT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수익성 완충 역할을 맡고 있다.

반면 필리조선소가 포함된 기타 부문은 회사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타 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481억원, 영업이익률 -29.4%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필리조선소는 매출 1622억원에도 영업손실 466억원을 냈다.

지난해 4분기 기타 부문 영업손실 605억원, 영업이익률 -45.6%와 비교하면 적자 폭은 줄었지만, 방산과 ICT 부문의 이익 개선을 일부 상쇄하는 구조는 이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2~3분기 저수익 선종 인도가 마무리되고 수익 선종 건조가 본격화되면 손실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필리조선소가 단순 상선 건조 거점을 넘어 미국 방산·조선 시장의 현지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경우 중장기 전략자산으로 평가될 여지도 있다. 다만 중장기 전략자산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적자 축소와 생산 정상화가 실적으로 확인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함정 건조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에서 현지 건조 기반을 갖춘 필리조선소의 활용도가 점차 커질 수 있다"며 "현재는 필리조선소의 실적 부진이 한화시스템의 연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턴어라운드에 성공한다면 한화시스템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