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박연주 미래에셋 AI 리서치센터장 "정보 갈증 해소···투자 마침표는 사람"

증권 증권·자산운용사 선넘는 증권가

박연주 미래에셋 AI 리서치센터장 "정보 갈증 해소···투자 마침표는 사람"

등록 2026.04.10 07:11

문혜진

  기자

단순 데이터 분석 AI 에이전트 이관스몰캡 커버리지 확대·가치 판단 집중과거 잣대 버리고 AI '승자독식' 경계

편집자주
증권가가 관행적으로 지켜왔던 선(Line), 오래된 문법을 깨고 기꺼이 그 '선'을 넘는 사람들을 조명합니다.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리서치 생태계를 재편 중인 하우스들의 전략을 전합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 수는 2500개를 넘어섰지만, 금융투자분석사(애널리스트) 수는 수년째 1000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준 코스닥 상장사의 절반 이상은 1년간 단 한 건의 리포트도 발간되지 않는 '정보 소외' 지대에 놓여 있다. 기업 데이터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소수의 인력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정보 생산 방식이 물리적 한계에 부딪혀 그 피해가 투자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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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국내 상장기업 수는 2500개를 넘지만 애널리스트는 1000명 수준에 머무름

코스닥 상장사 절반 이상이 리포트조차 없는 정보 소외 상태

전통적 정보 생산 방식의 한계가 투자자에게 부담 전가

변화의 시작

미래에셋, 최초 여성·최연소 박연주 리서치센터장 발탁

센터 명칭을 'AI 리서치센터'로 바꾸고 도제식 구조 해체

AI가 단순 업무를 대체, RA는 애널리스트로 조기 승격

프로세스 혁신

AI 도입으로 실적 분석·리포트 작성 시간 대폭 단축

코스닥 스몰캡 리포트 발간량 확대에 여력 집중

센터 내 AI 엔지니어 직접 채용, 현장 니즈 즉각 반영

애널리스트의 역할 변화

AI가 반복 업무 처리, 애널리스트는 현장 조사·판단력에 집중

리포트 양 늘려도 신뢰·논리 강화가 핵심

시장에서는 소신 있는 의견과 분명한 판단이 더 중요해짐

주목해야 할 것

AI 인프라 성장, 밸류체인 내 양극화·승자독식 심화 우려

과거 잣대 버리고 지배적 AI 플랫폼에 주목 필요

미래에셋 AI리서치센터, 혁신 투자 DNA로 시장 분석 선도 목표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은 지난 3월, 1980년생 박연주 이사를 사내 최초의 여성 리서치센터장이자 최연소 센터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박 센터장은 취임과 동시에 리서치센터의 명칭을 'AI 리서치센터'로 변경하며 관행적인 정보 생산의 전면 개편을 선언했다. 보조연구원(RA)이 2~3년간 단순 노동을 전담하던 도제식 구조를 해체하고 해당 업무를 인공지능(AI) 에이전트에 넘기는 것이 뼈대다.

그 결과 실적 분석과 리포트 초안 작성에 드는 시간이 이전보다 크게 단축됐다. 확보한 업무 여력은 투자자들의 수요가 큰 코스닥 스몰캡(중소형주) 리포트 발간량을 더 늘리는 데 투입된다. 단순 업무에서 해방된 RA들을 애널리스트로 조기 승격시켜 시장의 핵심 가치인 현장 탐방과 투자 판단에 집중하도록 만든다는 구상이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Q. '최초 여성·최연소 센터장' 타이틀이 화제였다. 해당 상징성은 AI라는 전례 없는 조직 개편을 이끄는 데 어떤 동력으로 작용했나.
어깨가 무거운 건 사실이지만, 역으로 메시지에 힘이 실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취임 직후 'AI 리서치센터'로 개편한다고 했을 때, 평범한 센터장이었다면 이 정도로 주목 받진 못했을 겁니다. 대외적인 관심이 구성원들에게도 "우리 조직이 정말 변하고 있다"는 자극을 주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파격적인 변화일수록 중요한 건 내부의 깊은 공감이거든요. 그래서 상징성에만 기대지 않고 실무자들과 자주 부딪히고 대화하며 합의점을 찾아가는 소통에 힘썼습니다.

Q. 내부 우려나 저항이 아주 없지는 않았을 텐데.
미디어에나 나오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눈앞의 현실'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구성원들과의 첫 미팅에서 회계법인이 AI를 도입해 데이터 정리를 자동화한 과정을 영상으로 공유했습니다. 센터 내에서도 이미 AI를 활용해 업무 시간을 반 이상 절약한 주니어들의 실제 사례를 전파했죠. "지금 변하지 않으면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됐습니다.

Q. 전사 IT 부서가 있음에도 센터 내부에 'AI 엔지니어'를 직접 채용한 이유는.
결국 우리 업무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붙어야 어디를 자동화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정확히 짚어내거든요. 전사 IT 부서와도 협력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세밀하고 사소한 니즈를 현장에서 즉각 기술로 구현해 줄 엔지니어가 센터 안에 꼭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Q. 코스닥 리포트 발간 목표를 최대 25%로 잡았다. 그러나 스몰캡은 정형화된 데이터가 부족해 결국 발품이 필수적인데.
애널리스트 한 명이 커버할 수 있는 종목은 보통 10개 남짓입니다. AI가 기업의 기초 조사와 데이터 정리 시간을 대폭 줄여주면 애널리스트의 커버리지는 대형주에서 중소형주까지 기존보다 확 넓어집니다. 단순 반복 업무는 AI로 쳐내고, 사람이 현장을 뛰며 숨은 기업의 가치를 캐내는 데 집중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Q. 양이 늘어나면 질이 떨어질 거란 지적도 있다.
리포트 작성 자체는 누구나 쉽게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럼 투자자들은 결국 이 정보를 믿을 수 있는지 보게 돼요. 미래에셋 리포트는 애널리스트가 직접 검증했고 분명한 판단이 담겨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게 핵심입니다. 그래서 구성원들에게 "이 회사는 이렇습니다"라는 설명에 그치지 말고, 100가지 변수 속에서도 "이래서 사야 한다, 팔아야 한다"는 논리를 촘촘히 세우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Q. 결국 애널리스트의 가치는 '분명한 판단'으로 좁혀진다. 실제로 증권가에서 눈치를 보지 않고 매도(부정적) 리포트를 내는 등 소신 있는 의견이 늘고 있다고 체감하나.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진짜 의견'에 대한 목마름이 커졌거든요. 항상 긍정적인 전망만 내놓으면 애널리스트로서 진짜 가치를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눈치를 보기보다 자기 확신을 갖고 필요한 방향을 짚어주는 것이 경쟁력이 됐죠. 특히 AI가 단순 정보 전달을 대신할수록 사람이 내놓는 단호하고 소신 있는 가치 판단은 시장에서 훨씬 귀한 대접을 받게 될 겁니다.

Q. 현시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넥스트 AI 밸류체인과 리스크는 무엇인가.
인프라 영역은 더 성장할 여력이 있습니다. 다만 투자에 있어 '양극화'와 '승자독식' 현상을 경계해야 합니다. 패러다임이 통째로 바뀌는 시기에는 과거의 밸류에이션 잣대를 버려야 합니다. 주가가 빠졌다고 섣불리 사면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저평가된 게 아니라 경쟁에서 도태되는 과정일 확률이 높습니다. 과거 수많은 검색 엔진 중 결국 트래픽이 구글 하나로 통일됐듯, 트래픽을 선점한 1~2개의 지배적 거대 AI 플랫폼이 시장의 많은 부가가치를 흡수하는 구조로 재편될 겁니다.

Q. 챗GPT 등장 전부터 선제적으로 AI를 분석해 왔다. 향후 미래에셋 AI리서치센터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 바라나.
제가 20년간 IT, 화학, 배터리, 자동차, AI로 섹터를 넓혀올 수 있었던 건 미래에셋이라는 회사가 가진 혁신 투자의 DNA 덕분입니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구조적인 트렌드가 보이면 먼저 연구하도록 밀어주는 곳입니다. AI와 같은 시대적 변화가 왔을 때,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분석으로 투자자에게 좋은 기업을 소개하는 하우스로 자리 잡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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