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외인 매도세 속···MSCI CEO "야간 교대근무 유동성 의구심"플랫폼·인프라로 '돌파'···서울-런던-뉴욕 잇는 '교차 대응 체계' 완성
정부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추진해 온 외환시장 개방 확대 조치가 마침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오는 6일부터 외환시장이 24시간 전격 개방됨에 따라, 최전선에 선 은행권 외환(FX) 딜링룸은 그 어느 때보다 복합적이고 고차원적인 변수들을 동시에 통제해야 하는 전례 없는 시험대에 올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서울외환시장 24시간 개방을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오전 9시~익일 오전 2시로 제한된 원·달러 외환거래 시간이 뉴욕 서머타임 기간 기준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로 확대된다. 이외 기간에는 월요일 오전 7시~토요일 오전 7시로 운영한다. 주말과 1월 1일을 제외하면 공휴일에도 원·달러 거래가 가능해진다. 결제는 종전처럼 은행 영업일에만 처리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며 156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 속에서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리밸런싱 관련 매도세가 겹치면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고도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은행권 딜링룸에서는 지난 2024년 7월 외환 거래 시간이 새벽 2시로 연장된 이후, 야간 데스크 운영 등 교대근무와 런던지점 역할 확대 등을 통해 야간 거래를 보완해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평일 내내 무중단으로 운영되는 만큼 전문 외환 딜러 인력 풀이 한정된 국내 은행권에서 야간 유동성을 확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정적인 인력 수준에서 업무 강도가 늘어나 피로 누적이나 인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헨리 페르난데즈 MSCI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야간 교대 근무 체제에 의존해 런던이나 뉴욕에서 원화를 거래할 수 있게 하려 한다면, 그것이 매수·매도 스프레드가 좁은 대규모 유동성 풀이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국내 시중은행들은 런던 등 해외 거점 데스크를 대폭 재정비하고 있다. 서울의 새벽 시간대가 런던·뉴욕의 주간 시간대라는 점을 활용해 인력 부담을 분산하겠다는 계산이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중 런던 지점에 주재원 1명을 추가 파견해 총 3인 딜러 체제로 구축하는 한편, 서울 야간 데스크 인력 확충도 병행한다. 우리은행 역시 런던 인력을 증원하고, 런던 데스크가 뉴욕 장 마감 시간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인력 운영 체계를 전면 손질했다.
KB국민은행은 현재 싱가포르·런던·뉴욕에서 운영 중인 자본시장 데스크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24시간 외환시장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핵심 거점인 런던 데스크를 활용한 글로벌 FX 운용 역량을 강화하는 구조다.
한 은행권 FX딜링룸 관계자는 "직원들이 피로하지 않도록 근무체계를 분산해 특정 인력에 부담이 집중되지 않는 지속가능한 근무체계를 구축했다"며 "인력 증원과 동시에 아시아 시간대는 서울데스크에서 대응하고, 런던과 뉴욕 시간대는 런던데스크에서 대응하는 구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전산 자동화 시스템과 플랫폼 인프라를 다져왔기 때문에 인력 부담 가중 없이도 안정적으로 24시간 운용이 가능한 '방어선'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2020년 5월 실시간·비대면 외환거래 플랫폼 '하나 FX 트레이딩'을 출시한 데 이어 2022년에는 24시간 거래 서비스를 도입했다. 본점 내 24시간 운영되는 딜링룸인 '하나 인피니티 서울(Hana Infinity Seoul)'을 열었다.
국내에서 축적한 비대면 외환거래 노하우를 바탕으로 런던 현지에도 '하나 글로벌 FX 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해 글로벌 금융기관과 해외 진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24시간 외환 거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미 예전부터 24시간 가동되는 딜링룸 체제를 갖추고 있어 이번 외환시장 개방으로 크게 바뀌는 부분은 없다"며 "실제로 거래가 얼마나 활성화되는지에 따라 인력 충원이 있을 수 있고, 당장은 아침 6시부터 출근하는 인원이 조금 늘어나는 정도"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내부 전산 시스템이 24시간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을 완료한 상태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외환거래 플랫폼 'KB Star FX'를 오전 9시~익일 오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시장 24시간 거래 대책이 플랫폼을 좀 더 오래 개방하도록 시스템적으로 접근하거나 해외 인력을 배치하는 방향이다 보니 국내 직원의 업무 강도가 과중되는 부분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근무와 휴게시간을 적정하게 운영하고, 특정 직원에게 업무가 집중되지 않도록 인력을 탄력적으로 배치하는 등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마련해 직원들의 피로 누적과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시행 이후 근무 현황과 직원 의견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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