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빅테크+가상자산' 결합에 멈춘 시계···두나무·네이버 연내 합병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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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가상자산' 결합에 멈춘 시계···두나무·네이버 연내 합병 '안갯속'

등록 2026.07.07 13:52

한종욱

  기자

올인원 투자 플랫폼 출시 후 시장 파급력 검토대주주 심사, 정책적 변수에 불확실성 증대조건부 승인, 추가 연장 등 여러 해석 존재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빅딜'이 또 멈춰 섰다. 이번 기업결합 심사가 장기화 국면으로 흘러가면서 시장의 시선은 이제 딜 자체보다 규제당국의 판단에 쏠리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종속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포괄적 주식교환을 위한 주주총회 예정일을 기존 8월 18일에서 11월 19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주식교환·이전일도 9월 30일에서 12월 31일로 조정됐다.

일정 변경은 지난 3월 한 차례 연기된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 결합 발표 당시와 비교하면 거래 종결 시점은 6개월 이상 지연된 셈이다. 기업 결합 심사는 접수일로부터 30일이 기본 기간이며 필요시 최대 90일 범위에서 연장 가능하다. 자료 보정기간은 심사 기간에서 제외되는데, 자료 요청 과정에서 일정이 순연되는 상황이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계속해서 두나무와 네이버 측에 추가적인 서류 제출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정위, 시장 독점 지위 집중 조사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번 결합을 단순한 시장점유율 문제가 아닌 '이종 산업 간 결합'으로 보고 다각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다.

실제로 최근 증권사들까지 의견 수렴 대상에 포함시키며 심사 범위를 확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등 18개 증권사에 지난달 말까지 합병 관련 의견을 수렴했다.

공정위는 비상장주식 중개 플랫폼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결합 가능성, 통합 플랫폼이 출현할 경우 증권사들이 대응하기 어려운 경쟁 우위가 형성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또 이번 증권사 의견 수렴 과정에서, 특히 네이버의 방대한 플랫폼 데이터와 두나무의 거래 데이터가 결합될 경우 증권사들이 모방하기 어려운 진입장벽이 형성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증권업계는 경계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간편결제 1위 사업자인 네이버와 가상자산·비상장주식 거래 1위인 두나무가 결합할 경우, 결제-투자-자산관리로 이어지는 올인원 생태계가 구축되면서 '고객 잠금 효과(lock-in)'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학계에서는 이번 심사의 초점이 현재 시장이 아닌 '미래 금융 시장'에 맞춰져 있다고 본다. 박혜진 서강대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 등 향후 디지털 금융 시장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정공법 택했지만···'산넘어 산'


지배구조와 법적 리스크도 변수다.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의 대주주 및 임원에 대한 적격성 심사가 강화된다. 그중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 위반 전력이 있는 경우 사업 수행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9월 공정거래법 위반 이슈로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점 역시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고려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는 "미래에셋과 달리 네이버는 정공법을 택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상에서도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에 대해 금융위가 생각하고 있는 안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 환경 자체가 혼란하기 때문에 당장 원활하게 문턱을 넘긴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조건부 승인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업권법이 부재한 탓에 지배구조 조정이나 사업 범위 제한 등 구체적인 조건 설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규제당국 역시 판단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조건을 달더라도 기준 설정 자체가 쉽지 않아 공정위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연기 가능성도 존재


정책 환경도 변수다. 정부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해온 가운데, 국내 최대 플랫폼인 네이버 생태계에 가상자산 서비스가 결합되는 것 자체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다른 학계 관계자는 "일반 이용자가 네이버라는 플랫폼 내에서 자연스럽게 가상자산 서비스에 접근하게 될 경우 투자자 보호 문제도 함께 고려될 수밖에 없다"며 "양측 모두 각 분야 1위 사업자인 만큼 파급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정 조정이 다분히 예측 가능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금법 개정안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 변화와 올 하반기 중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본회의 통과가 되더라도 시행령 제정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어, 제도 윤곽이 확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규모 기업 심사 기간이 더욱 길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동종간 산업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21년 1월 기업 결합 심사를 시작해 2024년 12월에 끝났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합산 기업가치(20조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당시 기업가치(5조원) 4배 규모다.

이와 관련해 두나무 측은 "디지털 금융 패러다임 전환기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합의 취지를 성실히 설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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