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노동자 10만명 생계 위협홈플러스 사태, 사모펀드 책임론으로 번지나MBK 흔드는 정치권···국민연금 역할론 부상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로 존폐 기로에 선 가운데 정치권이 MBK파트너스와 메리츠에는 긴급 운영자금 마련을, 국민연금공단에는 투자금 회수와 위탁운용사 자격 재검토를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단순히 자금 지원을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을 묻는 동시에 MBK에 대한 제도적 제재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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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로 존폐 위기
정치권이 MBK파트너스, 메리츠, 국민연금공단에 책임과 역할 강조
긴급 운영자금 마련과 투자·관리 책임 쟁점
민병덕 위원장, 약 1000억원 규모 긴급 운영자금 필요성 강조
홈플러스 연간 국내산 농산물 구매 규모 1조9000억원
국민연금,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 6121억원 투자
국민연금, 올해 해당 투자자산 공정가치 0원 평가
MBK·메리츠에 긴급 자금 지원과 사회적 책임 촉구
국민연금에는 투자금 회수, 위탁운용사 자격 재검토 요구
금융감독원, MBK에 직무정지 등 중징계 결정
정치권, 사모펀드 투자 방식과 연기금 관리 체계 점검 의지
MBK, RCPS 조건 변경 관련 기존 입장 유지
국민연금이 MBK의 LP로 자격 재검토 현실화 시 MBK 신뢰도·자금 유치 부담 예상
정치권 논의, 사모펀드 투자 관행 전반으로 확대 가능성
홈플러스 정상화와 함께 MBK 투자 책임, 국민연금 관리 책임 동시 부각
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국회에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와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간담회'를 잇달아 열고 홈플러스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먼저 열린 MBK·메리츠 경영진 간담회에서는 회생절차 폐지 이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히는 긴급 운영자금 확보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민병덕 을지로위원장은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협력업체와 노동자, 지역 상권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즉시항고 기간이 종료되면 피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약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 직원과 협력업체 종사자 등 약 10만명의 생계가 걸려 있고 국내산 농산물 구매 규모도 연간 1조9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며 "MBK와 메리츠는 그동안 얻은 투자 수익과 앞으로 감당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오늘 제기된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도 "실질적인 해법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논의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회생절차가 장기화되면서 이해관계자들에게 큰 어려움을 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1만명이 넘는 임직원과 수많은 협력업체가 함께하고 있는 만큼 회사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MBK 투자 책임 부각···국민연금 관리 책임도 쟁점
이어 열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간담회에서는 운영자금 확보를 넘어 MBK의 투자 책임과 국민연금의 관리·감독 역할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 위원장은 "MBK의 과도한 차입 경영과 단기 수익 중심의 투자 방식이 홈플러스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했을 뿐 아니라 노동자와 입점업체, 납품업체, 전단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며 "긴급 운영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인 만큼 국민연금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MBK를 압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국민연금의 MBK 투자 현황과 위탁운용사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투자금 회수 방안과 위탁운용사 선정 기준 적용 여부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위탁운용사의 책임성과 적격성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금융감독원이 MBK에 직무정지 제재를 의결한 점을 언급하며 "국민연금기금 위탁운용사 선정 및 관리 기준에는 감독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은 운용사에 대해 자격을 제한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MBK의 위탁운용사 자격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홈플러스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국회와 상당 부분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향후 대응 방안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이 국민연금까지 소환한 배경은 국민 노후자금 손실과 함께 기관투자가의 관리 책임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5년 MBK의 홈플러스 인수 당시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보통주에 총 6121억원을 투자했지만 올해 해당 투자자산의 공정가치를 모두 0원으로 평가하면서 사실상 전액 손실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도 MBK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RCPS 조건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출자자(LP)의 권익이 침해됐는지 여부를 조사해 왔으며 지난 2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MBK에 직무정지 등의 중징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치권은 투자 손실 회수뿐 아니라 국민연금이 MBK에 대한 위탁운용사 관리 책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을 요구했다.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의 투자 방식과 공적 연기금의 위탁운용사 관리 체계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MBK는 "RCPS 조건 변경은 홈플러스의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보전을 위한 조치였다"며 "국민연금이 투자한 RCPS는 조건이 변경된 RCPS와는 별개의 증권인 만큼 국민연금 투자분의 계약 조건은 변경된 사실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치권의 대응이 단기적으로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유동성 확보, 중장기적으로는 MBK의 투자 책임과 국민연금의 관리 책임을 함께 묻는 '투트랙'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국민연금이 MBK의 LP인 만큼 위탁운용사 자격 재검토가 현실화될 경우 MBK의 대외 신뢰도는 물론 향후 기관투자자 자금 유치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홈플러스 정상화뿐 아니라 MBK의 투자 책임과 국민연금의 관리 체계를 함께 점검하겠다는 정치권의 의지가 드러난 자리"라며 "관련 논의가 사모펀드 투자 관행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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