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시 변동성 잡힐까?···가격 왜곡 막을 해법은

증권 증권일반 삼전닉스 레버리지 후폭풍

증시 변동성 잡힐까?···가격 왜곡 막을 해법은

등록 2026.07.20 14:29

수정 2026.07.20 16:16

박경보

  기자

기본예탁금·신규상장 중단···투기수요 억제에 초점"거래 줄어도 변동성은 별개"···정책 실효성은 한계전문가들 "LP 운용·괴리율 관리 고도화해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보완책을 내놨지만 시장에서는 '1차 처방'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과열된 투자 수요는 일부 진정되겠지만 가격 왜곡과 시장 변동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진입 규제를 넘어 유동성공급자(LP) 운용과 괴리율 관리체계 등 시장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보완방안을 발표하고 투자 진입 문턱을 높였다.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높이고 신규 상품 상장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또한 광고와 이벤트성 마케팅도 금지하고 매매수량 단위는 기존 1좌에서 20좌로 확대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상장된 이후 시장 규모가 단기간 급격히 불어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인 5월 27일 4조4000억원에서 지난 15일 11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10조4000억원에서 13조원으로 증가하며 전체 ETF 거래의 38%를 차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이 거래 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는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진입 문턱을 높여 단기 차익을 노리는 개인투자자의 무분별한 유입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투자자 보호 강화 기대···시장 변동성 완화는 어려워


전문가들은 기본예탁금 강화 자체는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장기 투자자보다 신용이나 미수 등을 활용하는 단기 투자자들의 손실 위험이 훨씬 큰 만큼 일정 수준의 자금 여력을 갖춘 투자자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손실을 감내할 수 없는 투자자의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를 줄이는 것이 이번 대책의 가장 현실적인 효과라고 분석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20일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예탁금을 충분히 가진 사람들이 투자하도록 하는 방향은 맞다고 본다"며 "장기 투자자는 손실이 나더라도 버틸 수 있지만 신용이나 미수 투자자는 상환 부담 때문에 시장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탁금 상향은 의미 있는 조치지만 온라인 교육 확대는 실효성이 크지 않다"며 "신용·미수 투자 이력이 있는 투자자에 대한 투자 한도 제한 같은 위험관리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책이 시장 변동성까지 잡을 수 있을지를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급등락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글로벌 메모리 업황과 해외 반도체주 변동성, 외국인 수급 등 복합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완책을 두고 '거래 과열 완화'와 '시장 변동성 완화'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 매매 수요를 줄이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급격한 주가 변동을 이번 대책만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은 과도한 관심이나 무리한 투자를 어느 정도 진정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반도체 업황 자체의 변동성이 워낙 크고 시장을 움직이는 요인이 많아 이번 조치만으로 변동성이 줄어든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결론을 제시했다. 그는 "레버리지 ETF는 구조적으로 리밸런싱 거래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지만 개인투자자의 역추세 매매가 일부 이를 완화하고 있다"며 "향후 자산 규모(AUM)가 커질수록 리밸런싱 영향도 함께 확대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산운용업계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나올 수 있는 대부분의 방안이 이번 대책에 담겼다고 평가했다. 특히 현금 3000만원 요건은 사실상 시장에서 예상했던 5000만원 수준의 규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는 나올 수 있는 대책은 대부분 포함됐고 예탁금 상향과 거래단위 확대는 단기 매매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에서도 반도체 기업들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품이 홍콩과 미국에도 상장돼 있어 국내 규제만으로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제어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개인 순매수 유입은 줄어들 수 있지만 시장의 방향성 자체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과 빅테크 실적 등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최근 변동성의 원인이라는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마이크론과 키옥시아 등 해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도 같은 기간 높은 변동성을 보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글로벌 반도체 업황과 외국인 수급 영향을 함께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리밸런싱·괴리율 장중 상시 관리로 전환해야"


특히 이번 대책만으로는 가격 왜곡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이 이미 10조원이 넘는 시장으로 성장한 상황에서 구조적인 위험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극도로 높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레버리지 자금이 집중돼 있어 장 마감 전후 LP의 리밸런싱(헤지 매매)이 현물 시장의 변동성을 일시적으로 증폭시키는 구조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향후 후속 과제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LP의 리밸런싱과 괴리율 관리체계를 종가 중심에서 장중 상시 관리 체계로 전환해 장 마감에 거래가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정 종목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지 않도록 발행 규모나 위험노출액 관리 장치를 검토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특화된 변동성완화장치(VI) 운영 기준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여기에 LP의 헤지 능력과 스왑 계약 상대방의 위험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공시하는 체계까지 마련해야 시장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금융당국도 이번 보완책으로 제도 개선이 끝났다고 보지는 않고 있다. 금융위는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뒤 필요하면 투자자 진입요건 추가 강화와 괴리율 관리체계 개편, VI 실효성 제고 등을 추가 검토할 방침이다.

김 교수는 "시장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 확보하기 위해 향후 제도적 보완책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며 "레버리지 리밸런싱이 주식 시장 전체로 전이되는 구조적 변동성 위험을 완화하려면 시장 운용 매커니즘의 미세조정이 추가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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