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임원 아닌 장세환씨, 석포제련소 운영사 주소·이메일 담긴 명함 사용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등 그룹 현안서 대외 역할···오너 일가 책임 범위 주목
영풍과 MBK파트너스(MBK)가 미국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 관련 행사를 개최한 가운데 장형진 영풍 고문의 차남인 장세환 장씨의 대외 직함과 공식 지위 사이의 간극이 주목받고 있다.
장씨는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의 공식 임원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현지 행사에서는 '영풍그룹 부회장' 직함이 적힌 명함을 사용했다. 해당 명함에는 ㈜영풍의 사무실 주소와 회사 공식 이메일이 기재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룹 내 공식 역할과 대외 대표성 책임 범위를 둘러싼 지배구조상 쟁점으로 떠올랐다.
22일 업계 등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 사업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 지원 리셉션을 개최했다.
행사는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 최대주주 그룹 자격으로 마련한 자리로 윤종하 MBK 부회장과 장세환씨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환씨는 이날 현지 관계자들에게 '영풍그룹 부회장' 직함이 적힌 명함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함에는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영풍의 서울 강남 사무실 주소와 영풍 공식 홈페이지 도메인이 포함된 이메일 주소가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장세환씨의 공식 소속과 명함에 표시된 회사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세환씨는 장형진 영풍 고문의 차남으로 2024년 6월 서린상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영풍E&E 부회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E&E는 영풍그룹이 보유한 건물 관리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별도 계열사다.
반면 명함에 기재된 ㈜영풍은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그룹 핵심 계열사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약 2조9000억원 자산 규모 6조원 수준으로 영풍그룹의 주력 사업회사로 꼽힌다.
그러나 장세환씨는 현재 ㈜영풍의 등기 또는 미등기 임원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E&E 본사 역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해 명함에 기재된 ㈜영풍 서울 강남 사무실 주소와 차이가 있다.
공식 소속 법인과 대외 행사에서 사용한 직함 명함에 표시된 회사 정보가 서로 다른 셈이다. 업계에서는 오너 일가 구성원이 그룹 주요 현안에서 대외 활동을 수행할 경우 공식 직책과 실제 역할 이에 따른 책임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가 중요한 지배구조 이슈라고 보고 있다.
영풍 측은 장세환씨가 영풍E&E 부회장 자격으로 고려아연 최대주주 측을 대표해 행사에 참석했으며 해외 참석자들이 영풍E&E라는 개별 법인을 이해하기 어려워 편의상 '영풍그룹 부회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세환씨는 이전에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영풍 측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지난해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진행된 투자자 대상 프록시 토크에 '영풍 부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고려아연 주총 안건과 영풍 측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해외 투자자 대응 등 그룹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서 장세환씨가 영풍 측 대외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행보는 영풍이 그동안 강조해온 전문경영인 체제와도 맞물린다.
장형진 고문은 과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15년 퇴임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당시 일부 의원들은 대주주 일가의 영향력과 전문경영인 체제 사이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업계에서는 오너 일가가 그룹 주요 현안에 참여하는 경우 공식 직책과 실제 영향력 경영 책임 간 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지배구조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라고 보고 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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