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가 자산승계 신탁 '2라운드'···상품 출시 넘어 고객 저변 확대

증권 증권·자산운용사

증권가 자산승계 신탁 '2라운드'···상품 출시 넘어 고객 저변 확대

등록 2026.07.23 17:02

문혜진

  기자

신한투자증권, 간편형 유언대용신탁 출시삼성·NH 이어 상품 세분화 경쟁 본격화생전 자산관리부터 사후 이전까지 장기 관리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증권사들이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갖추는 단계를 넘어 가입 문턱을 낮추며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대형 증권사들이 잇달아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올해는 계약 구조를 단순화한 상품을 추가하며 고액자산가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보다 폭넓은 고객에게 확장하는 모습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신한 프리미어 SOL메이트 행복이음신탁'의 간편형 서비스인 '행복이음신탁 라이트'를 출시했다.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이 생전에 금융회사와 계약을 맺고 재산의 관리·운용 방식과 사후수익자를 미리 정하는 신탁이다.

생전에는 신탁재산을 운용하거나 필요할 때 인출할 수 있고, 사망 이후에는 남은 재산이 계약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지정된 수익자에게 이전된다. 기존 상품의 최소 가입금액은 3억원인 반면 '행복이음신탁 라이트'는 1000만원부터 가입할 수 있다. 사후수익자를 가족 중 1명으로 한정하고 별도 특약을 두지 않아 계약 구조도 단순화했다.

이번 상품은 증권사 유언대용신탁 경쟁이 신규 상품 출시에서 서비스 세분화와 고객 기반 확대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해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이 맞춤형 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가입금액을 낮추고 계약 조건을 표준화한 상품이 등장한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영증권이 2017년 '신영 패밀리 헤리티지 서비스'를 선보이며 유언대용신탁을 포함한 자산승계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삼성증권이 '삼성증권 헤리티지'를, NH투자증권이 'N2 트러스트웨이 유언대용신탁'을 출시하는 등 대형 증권사들의 시장 진입이 이어졌다.

증권사들이 유언대용신탁에 관심을 두는 배경에는 자산관리(WM) 사업 확대가 있다. 브로커리지 수익은 증시와 거래대금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유언대용신탁은 당장의 수익 기여보다 고객의 생전 자산관리부터 사후 이전까지 장기간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식·채권·펀드 등 투자자산을 보유한 고객이 많다는 점도 증권사가 가진 강점으로 꼽힌다.

박현정 법무법인 화우 자산관리센터 전문위원은 "증권사에는 투자 성향이 강한 고객이 많은 만큼 기존에는 투자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고령화로 시니어 자산을 다음 세대까지 잘 이어가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도 유언대용신탁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언대용신탁은 금융회사가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보다 고객 자산을 장기간 관리하는 성격이 강하다. 당장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운 데다 고객별 수요를 발굴해야 하는 상품인 만큼 금융회사가 적극적으로 영업을 주도하지 않았고, 시장 인지도도 충분히 확산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5대 시중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이 지난 5월 말 5조5926억원까지 늘어난 가운데 관련 수요가 고액자산가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연간 가구소득이 1억원 이상이거나 가구 자산이 10억원 이상인 50~60대 318명 중 아직 관련 신탁 가입 계획이 없는 응답자의 이용 의향은 자산 10억원 미만에서 55.7%로 가장 높았다. 그는 이를 토대로 유언대용신탁 수요가 자산 규모에 제한받지 않고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언대용신탁의 활용 범위도 사후 상속에만 그치지 않는다. 위탁자는 계약에 따라 생전에 자산을 운용하거나 인출하면서 남은 재산의 이전 대상과 방식을 정할 수 있어 노후 자산관리와 세대 이전을 함께 설계할 수 있다. 개인연금이 가입자의 노후소득 마련에 초점을 둔다면 유언대용신탁은 사후수익자와 재산 이전 방식까지 계약으로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박 전문위원은 "개인연금에는 세대 이전 기능이 없지만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수익을 얻고 자금을 찾아 쓰면서도 남은 재산을 본인이 정한 방식대로 다음 세대에 이전할 수 있다"며 "미리 증여한 재산도 신탁을 통해 부모가 관리할 수 있어 반드시 고령층만 관심을 가질 상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