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제유가 '같은 듯 다른 길'...두바이유만 상승세가 완만한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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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같은 듯 다른 길'...두바이유만 상승세가 완만한 3가지 이유

등록 2026.07.23 16:19

수정 2026.07.23 16:31

이윤구

  기자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최근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가 상승 압력을 받는 동안, 중동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흔히 국제유가 상승이라고 하면 모든 유종이 일제히 오를 것 같지만, 왜 두바이유만 미세한 온도차를 보이는 것일까? 시장을 움직이는 구조적·지정학적 원인을 3가지로 분석해봤다.

선물 시장 vs 현물 중심 시장의 구조적 차이

WTI와 브렌트유는 뉴욕상업거래소와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 등 거대 선물 시장에서 거래된다. 이 때문에 실제 물리적인 원유 수요와 공급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지표나 금융 시장의 유동성 흐름에 따라 헤지펀드나 대규모 투자 자금이 유입되며 단기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다.

또한, 중동 갈등, 홍해 물류 차질, 주요 산유국의 정책 변화 등 실물 공급 우려가 심리적 요인과 결합해 선물 가격에 실시간으로 선반영된다.

반면 두바이유는 표준화된 거대 거래소의 선물 계약보다는 실제 화물 단위의 현물 거래가 중심이다. 보통 1벌크(약 50만 배럴) 단위의 실제 원유 화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며, 정유사와 글로벌 트레이딩 회사 간의 수십만 배럴 단위의 개별 계약이 주를 이룬다.

매일 거래되는 실물 물량이 선물시장만큼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 평가 기관(플랫츠)이 하루 장 마감 직전 일정 시간 동안의 입찰과 호가, 실제 체결 내역을 바탕으로 그날의 종가를 산정한다. 금융 투기 자금의 직접적인 유입이 선물 시장에 비해 적어 서구권 유종에 비해 가격 급등락 시 충격이 상대적으로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고유황 중질유의 할인 요소와 정제마진 메커니즘

WTI와 브렌트유는 대표적인 경질유이자 저유황유로, 정제 과정이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휘발유·경유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 수율이 높아 국제 원유 시장에서 기준유이자 고가에 거래된다.

반면 두바이유는 중동 지역의 대표적인 중질유이자 고유황유로, 무겁고 황 성분이 많아 정제할 때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탈황 및 고도화 설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정제 비용과 품질 차이 때문에 WTI나 브렌트유에 비해 배럴당 일정 수준의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시장 상황에 따라 고도화 설비를 갖춘 아시아(한국, 중국, 인도 등) 정유사들은 마진 구조에 따라 중질유를 전략적으로 선호하기도 하지만, 원유 자체의 기초 가치 차이와 공급 물량 변동 폭에 따라 WTI·브렌트유와의 가격 격차가 벌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낮아 보이고 있다.

아시아·중동 지역의 수급 현실

두바이유의 주 소비처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이다. 최근 아시아 지역의 제조업 경기 둔화나 석유화학 마진 악화는 원유 실수요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 서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제한되거나 약세 압력을 받기 쉽다.

반면 WTI는 미국 내 내수 및 북미 지역의 정제 인프라 상황에 민감하고, 브렌트유는 유럽과 글로벌 해상 물류 차질 이슈에 즉각 반응한다. 특정 지역의 공급망 불안이 전선별로 다르게 작용하면서 가격 괴리가 발생한다.

결국 최근 유가 시장은 서구권의 공급 차질과 금융 시장의 투심으로 오른 브렌트유·WTI와 달리, 아시아 중심의 안정적인 실물 수급이 뒷받침된 두바이유가 상대적으로 완만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과 해상 물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WTI와 브렌트유의 고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바이유 역시 완만하지만 우상향 압력을 받고 있는 만큼 국내 수입 물가와 에너지 비용 전반에 미치는 파장을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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