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에셋·스테이킹 ETF, 다음 단계로 부상국내 디지털자산 ETF 필요 인프라 검토 필요민병덕 "이달 중 디지털자산기본법 공청회 열 것"
국내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위해 속도감 있게 거래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외에서는 복수 자산을 편입하거나 스테이킹 보상까지 반영하는 ETF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만큼, 국내도 단계적 제도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임승진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금융 혁신 사례와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디지털자산 ETF는 투자자가 거래소 이용이나 지갑 생성, 보안 관리 부담 없이 기존 증권계좌를 통해 디지털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상품"이라며 "한국 시장에서는 상품화에 앞서 필요한 재료와 인프라가 준비돼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현물 ETF는 운용사가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디지털자산을 실제 매입해 보관하고, 투자자는 거래소에 상장된 ETF 지분을 주식처럼 거래하는 구조다. 개인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직접 자산을 사고 개인지갑의 비밀키를 관리하는 방식과 달리, 보관·관리 업무를 운용사와 수탁기관 등 전문기관이 맡는다.
에프앤가이드 "현물 ETF, '디지털자산 포트폴리오화' 시작점"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자산 상품은 단일 자산 가격을 추종하는 것에서 복수 자산을 담는 포트폴리오형 상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더 나아가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 보상을 반영하는 상품으로 범위를 넓혀왔다.
유럽은 2015년 비트코인 상장지수상품(ETP)을 시작으로 2018년 복수의 디지털자산을 편입한 멀티에셋 ETP를 내놨다. 캐나다는 2021년 비트코인 현물을 직접 보유하는 ETF를 도입했고, 미국은 같은 해 비트코인 선물 ETF를 허용한 뒤 2024년 현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까지 투자 대상을 확대했다.
시장에서는 현물 ETF가 국내 제도권에 안착하면 경쟁은 단순 가격 추종에서 상품 구성과 운용 방식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 연구원은 멀티에셋 ETF를 다음 중요 과제로 꼽았다. 이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한 종목만 담는 단일자산 ETF와 달리 여러 디지털자산을 한 상품에 담는 포트폴리오형 ETF다.
운용사는 사전에 정한 지수·규칙 또는 재량적 운용 판단에 따라 자산별 비중을 조정하고, 투자자는 ETF 하나를 매수해 복수의 디지털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구조다.
그는 "멀티에셋 상품은 투자자가 여러 자산을 따로 사고 직접 리밸런싱하는 과정을 상품 안으로 가져오는 것"이라며 "투자 판단도 어떤 자산 하나를 살지에서 어떤 기준으로 구성되고 관리되는 포트폴리오를 담을지로 바뀐다"고 했다.
연달아 나오는 새 상품···국내 제도화 핵심 과제는
디지털자산 ETF의 진화는 가격수익을 넘어 네트워크 수익을 상품에 반영하는 방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이 스테이킹 ETF다. 스테이킹은 지분증명(PoS) 블록체인에서 보유 자산을 네트워크 검증에 활용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해당 펀드는 이더리움 등 기초자산 일부를 스테이킹해 얻은 보상을 순자산가치에 반영하거나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구조다.
임 연구원은 "같은 자산에 투자하더라도 단순 보유와 스테이킹·리스테이킹 여부에 따라 투자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스테이킹 비중이 높을수록 기대 보상은 늘지만, 자산을 해제·인출하는 데 시간이 걸려 환매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스테이킹의 유동성 제약을 보완하는 방식으로는 유동화 스테이킹 토큰(LST)을 거론했다. 원자산을 스테이킹하면 그 자산과 향후 보상에 대한 권리를 나타내는 LST가 발행되고, 투자자는 원자산을 해제하지 않아도 LST를 거래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끝으로 국내 현물 ETF 제도화의 핵심 과제로 ▲적격 기초시장 선정 ▲가격 산정 ▲시장 감시 ▲수탁 인프라 ▲설정·환매 구조 ▲괴리율 관리를 제시했다.
그는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요건을 충족했다고 해서 거래소가 곧바로 ETF 기초시장으로 적합한 것은 아니다"며 "가격 신뢰성과 거래 안정성, 이상거래 대응 역량을 기준으로 적격 거래소를 정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상품을 출시하느냐가 아니라 단순한 구조의 상품부터 운영 경험과 표준을 축적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라며 "법과 규정, 시장 인프라가 함께 작동해야 현물 ETF가 투자자에게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둘러싼 논의도 이달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9월 중 기본법 관련 공청회를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onebel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