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11만 배럴 시험 도입SK·HD현대오일뱅크 가능성 검토추가 비용 변수·수익성 확보 관건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국내 정유업계의 경제성 검증대에 올랐다. 수익성이 입증되면 중동 중심의 원유 조달 구조를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최근 베네수엘라산 원유 11만 배럴을 시험 도입했다. 국내 정유 설비에서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정제 이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다.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도 베네수엘라산을 포함한 미주 지역 원유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실제 구매 여부와 도입 시기는 결정하지 않았다. 사우디아람코와 장기 공급망을 구축한 에쓰오일은 상대적으로 기존 조달 구조를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는 매력적인 카드다. 세계 최대 수준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데다 중동 외 지역에서 대체 원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경제성이 변수다.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점도가 높은 초중질유로 정제 난도가 높다. 단독 투입보다는 다른 원유와 혼합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추가 공정 비용과 운송비 부담도 발생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원유 가격이 아니라 정제 이후 수익성이다. 낮은 가격에 원유를 확보하더라도 제품 생산량과 품질, 판매 가격을 고려했을 때 기존 중동산 원유 대비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GS칼텍스가 시험 도입에 나선 배경에는 주주사인 셰브론과의 연관성도 있다. 셰브론은 GS칼텍스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에서 중질·초중질유 사업 경험을 갖고 있다. 현지 원유 품질과 공급 가능 물량을 파악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HD현대오일뱅크는 원유 도입선 확대 차원에서 미주 지역 원유를 검토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 역시 후보 중 하나지만 가격과 품질, 대산공장 설비 적합성을 종합적으로 따진다는 입장이다.
SK에너지도 베네수엘라산 원유 도입 가능성을 살펴봤다. 다만 원유 구매 가격뿐 아니라 장거리 운송비와 정제 후 제품 경쟁력까지 고려해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상대적으로 다른 전략을 택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람코와 장기 원유 공급 계약을 맺고 있고, 사우디 원유에 최적화된 생산 체계를 구축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도입 검토가 당장 중동산 원유를 대체하기보다는 국내 정유업계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 정유사의 경쟁력은 얼마나 다양한 원유를 확보하고,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원유 공급망 다변화는 선택이 아닌 과제가 됐다"며 "다만 새로운 원유 도입은 가격뿐 아니라 설비 적합성과 최종 수익성을 함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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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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