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에서 기기 구독(임대)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개발자 생태계 확대에 나서며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아우르는 사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하드웨어 판매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플랫폼 경쟁력을 높여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결제 서비스 업체 클라나(Klarna)와 손잡고 '애플 업그레이드(Apple Upgrade)' 프로그램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용자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애플워치 등을 월 이용료를 내고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으며, 계약 종료 후에는 최신 기기로 교체하거나 잔여 금액을 지급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기기를 반납하고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폰과 애플워치는 12개월 또는 24개월, 맥과 아이패드는 24개월 또는 36개월 단위로 이용할 수 있다. 월 이용료는 아이폰 17.99달러, 아이패드와 애플워치 11.99달러, 맥 24.99달러부터 시작하며, 최고 사양 제품 기준으로는 아이폰 17 프로 31.99달러,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워치 울트라 24.99달러, 맥북 프로 38.99달러다.
가입 시에는 약식 신용조회가 이뤄지지만 신용점수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반도체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100~300달러 인상했으며, 시장에서는 오는 9월 공개될 신형 아이폰 역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기업가치도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은 최근 장중 시가총액이 5조 달러를 돌파하며 엔비디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5조 달러 클럽'에 진입했다.
이와 같은 흐름에서 애플은 국내 개발자 생태계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은 29일 서울 강남구 애플코리아에서 브리핑을 열고 AI 개발 도구와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국내 개발자들의 개발 환경 개선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전략을 소개했다.
애플은 올해 세계개발자회의(WWDC26)에서 공개한 개발 환경을 통해 자사 파운데이션 모델뿐 아니라 앤트로픽의 클로드, 구글의 제미나이 등 외부 AI 모델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개발 도구인 엑스코드(Xcode)에서는 오픈AI와 구글, 앤트로픽 등의 AI 모델을 개발 과정에 직접 연동할 수 있으며,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온디바이스 구동도 가능하다.
국내 개발자 육성도 이어지고 있다. 애플에 따르면 2022년 개설된 포항 디벨로퍼 아카데미는 현재까지 1000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했으며, 수료생들이 출시한 앱은 400개를 넘어섰다. 지난 10년간 '스위프트 스튜던트 챌린지'에는 국내 학생 약 600명이 참가해 120명이 수상했다.
국내 개발사들의 글로벌 진출 사례도 소개됐다. 스케치소프트는 3D 드로잉 앱 '페더'를 앱스토어를 통해 150여 개국에 서비스하고 있으며, 데브시스터즈는 앱스토어 피처링과 해외 진출 컨설팅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비모소프트는 영상 편집 앱 '웨일로'에 애플 AI 기술을 활용한 추천 기능을 적용했고, 넥슨 자회사 민트로켓은 '데이브 더 다이버' 출시 과정에서 모바일 최적화와 앱스토어 프로모션 지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구독형 서비스 확대를 통해 하드웨어 구매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AI 기반 개발 환경과 앱 생태계를 강화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드웨어 판매와 서비스 매출을 함께 확대하는 애플의 전략이 향후 글로벌 IT 시장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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