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 유력한 한컴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 속도를 낸다. 실적 성장으로 확보한 재원을 기반으로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사업 투자도 확대해 글로벌 소버린 에이전틱 운영체제(OS)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한컴은 4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시행 안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중장기 AI 성장 로드맵과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종합한 밸류업 방안을 확정해 올해 4분기 중 본공시할 방침이다.
이번 계획은 사상 최대 실적을 잇달아 갱신하는 가운데 마련됐다. 한컴은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별도 매출 986억원, 영업이익 3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역대 최대 반기 매출이다. 영업이익률은 반기 누적 31.4%를 유지했다. 현재 추세라면 연간 매출 목표 2100억원을 달성해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컴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를 모두 담는 방안을 검토한다.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연계해 주당순이익(EPS)과 주주 가치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구조적 정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밸류업 계획은 그간의 주주 친화 행보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조치다. 한컴은 최근 3년간 연간 90억원대 배당총액을 유지하며 당기순이익 대비 총주주환원율 27% 수준을 지켜왔다. 이번 계획을 기점으로 국내 상장사 평균인 32%를 상회해 30% 후반까지 총주주환원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한컴은 밸류업 계획의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형 회계법인을 외부 자문사로 선정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회계법인과 함께 목표 지표 설정부터 산출 근거, 이행 점검 체계까지 자본시장 눈높이에 맞춰 밸류업 프로그램을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한 번 발표하고 끝나는 선언이 아니라, 주주가 해마다 이행률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뒷받침하는 자본 운용 원칙이기도 하다. 한컴은 지난 5월 미래전략 발표회 'HANCOM: The Shift'를 열고 글로벌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으로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에이전틱 OS는 운영체제가 시스템 전반을 총괄하듯, 고객 환경에 흩어진 AI 에이전트를 한 층위에서 만들고 실행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대신 데이터 통합과 온톨로지, 에이전트로 구조를 짠 덕에 고객이 쓰는 어떤 모델과도 맞물린다. 이미 한컴에 락인(Lock-in)된 20만 고객군이 그대로 에이전틱 OS의 수요 기반이 된다. 마케팅 비용은 최소화하면서 고객당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식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한컴은 4분기 중 에이전틱 OS 베타 버전과 상용화 버전을 연이어 선보이고, 2027년부터 국내와 유럽을 투트랙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유럽은 현지 파트너와 함께 간다. 폴란드 7불스(7bulls), 알고마인(Algomine)과 유럽연합 인공지능법(EU AI Act) 및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요건을 반영한 에이전틱 OS 개발 가이드를 공동 수립했다. 데이터 주권에 민감한 현지 공공·금융 시장에서 소버린 AI 수요를 흡수한다는 구상이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우수한 실적 성장세와 견조한 펀더멘털을 기초로 중장기 밸류업 계획을 마련하려 한다"며 "AI 사업 확대와 주주 가치 극대화에 회사의 재원을 적극 투입해 주주와 함께 글로벌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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