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중국·동남아 거쳐 미국으로···CJ 글로벌 전략의 무게중심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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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남아 거쳐 미국으로···CJ 글로벌 전략의 무게중심 이동

등록 2026.08.04 16:15

선다혜

  기자

식품·뷰티·콘텐츠·물류 미국 집중'K-라이프스타일' 생태계 구축 박차 현지화·수익성 확보가 성공 열쇠

[DB CJ그룹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DB CJ그룹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중국과 동남아를 거친 CJ그룹의 글로벌 전략이 이제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식품과 뷰티, 콘텐츠, 물류를 하나로 연결한 'K-라이프스타일' 전략을 앞세워 미국을 그룹의 핵심 성장 거점으로 키우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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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CJ그룹이 미국을 새로운 핵심 성장 거점으로 삼아 식품, 뷰티, 콘텐츠, 물류를 연계한 'K-라이프스타일'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동남아를 거친 글로벌 전략 변화의 연장선에서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숫자 읽기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미국 B2C 만두 브랜드 시장에서 점유율 41%로 1위 유지

코스트코에서 25년간 1위였던 중국 브랜드 '링링'을 제치고 만두 판매 1위 등극

뚜레쥬르는 올해 미국 매장 300개 목표, 2030년까지 1000개 매장 계획

자세히 읽기

CJ제일제당은 2019년 인수한 슈완스 인프라 기반으로 북미 식품사업 확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2027년 가동 목표로 북미 최대 아시안 식품공장 건설 중

CJ올리브영, 캘리포니아에 첫 오프라인 매장 오픈해 K뷰티 브랜드 미국 진출 창구 역할 강화

CJ대한통운은 콜드체인·풀필먼트 인프라 확대로 북미 물류 역량 강화

CJ ENM은 KCON LA, 더CJ컵 등 대형 이벤트에서 계열 브랜드 통합 마케팅

맥락 읽기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사드 사태 이후 동남아로 투자 지역 다변화

베트남 등에서 식품·영화·물류 사업 확대하며 성장 기반 마련

미국 시장 진출은 K컬처 확산, 현지 생산·유통 인프라 확대, 계열사 시너지 창출이 배경

주목해야 할 것

미국 시장은 K컬처 인기만으로 성공 보장 어려움

현지 기업과 경쟁, 대규모 투자, 인프라 구축 등으로 수익성 확보가 관건

반복 구매와 브랜드 충성도 확보가 미국 시장 공략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미국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앞선 분야는 식품이다. CJ제일제당은 북미를 글로벌 식품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2019년 인수한 슈완스의 생산·유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현지 사업을 확대해왔다.

그 결과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미국 B2C 만두 브랜드 시장에서 점유율 41%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현지 2위 브랜드와의 격차는 3배 이상 벌렸고 코스트코에서는 약 25년간 시장을 주도해온 중국 브랜드 '링링(Ling Ling)'을 제치고 만두 판매 1위에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2027년 가동을 목표로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비비고 만두와 냉동식품 등 주요 제품의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 물류비와 관세 부담을 줄이고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공급망 재편으로 현지 생산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북미 생산 기반을 한층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CJ푸드빌도 뚜레쥬르를 앞세워 미국 사업을 키우고 있다. 뚜레쥬르는 올해 미국 매장 수 300개를 목표로 출점을 이어가고 있으며 2030년까지 1000개 매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식 베이커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직영점과 가맹점을 함께 늘리며 현지 브랜드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식품에 이어 뷰티 사업도 미국 현지화 단계에 들어섰다. CJ올리브영은 지난 5월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며 북미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했다. 온라인 중심이었던 해외 사업을 오프라인으로 넓히는 동시에 국내 중소 K뷰티 브랜드의 미국 진출 창구 역할도 강화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미국 진출은 단순히 자체 매장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내에서 구축한 상품 발굴과 큐레이션 경쟁력을 현지에 적용해 다양한 K뷰티 브랜드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미국 소비자와 국내 화장품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CJ대한통운은 이 같은 사업 확장을 뒷받침할 북미 물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물류 자회사인 CJ로지스틱스 아메리카(CJ Logistics America)를 중심으로 콜드체인과 풀필먼트 인프라를 확대하며 식품과 소비재 물류 경쟁력을 높이는 중이다. CJ 계열사의 현지 사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글로벌 고객사 수주를 늘려 북미 물류사업 자체의 성장도 추진하고 있다.

CJ ENM은 콘텐츠를 통해 계열사 간 접점을 넓히는 역할을 맡고 있다. 세계 최대 K컬처 페스티벌인 'KCON LA'에서는 K팝과 드라마뿐 아니라 비비고와 올리브영 등 CJ 계열 브랜드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식품과 뷰티 브랜드 경험으로 연결하는 그룹 차원의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열리는 더CJ컵(The CJ Cup) 역시 같은 맥락이다. 스포츠 행사를 통해 CJ 브랜드를 알리는 동시에 현장에 마련된 '하우스 오브 CJ'에서 식품과 뷰티 등 주요 사업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개별 브랜드를 각각 알리는 대신 CJ가 보유한 식품과 콘텐츠,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하나의 이미지로 전달하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미국 현장 경영에서도 드러난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미국을 찾아 더CJ컵 바이런 넬슨 행사와 CJ제일제당 식품미주법인, 올리브영 미국 1호점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주요 계열사의 북미 사업을 직접 점검했다.

미국 공략의 다음 과제는 수익성

CJ그룹의 미국 공략은 글로벌 전략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CJ그룹은 2000년대 중국을 해외 성장의 핵심 시장으로 삼았다. 빠른 경제 성장과 소비시장 확대를 바탕으로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보고 식품과 바이오, 영화관, 베이커리 등 다양한 사업을 진출시켰다.

그러나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사드(THAAD) 사태 이후 사업 환경 변화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CJ는 중국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로 투자 지역을 넓히며 해외 사업 기반을 다변화했다.

베트남에서는 식품과 영화, 물류 등 다양한 사업을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젊은 인구 구조와 높은 경제성장률, 한류 확산이 맞물리면서 베트남은 CJ그룹의 주요 해외 거점으로 자리 잡았고, 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도 외식과 식품사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넓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새로운 전략 시장으로 떠오른 것은 단순히 시장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K컬처 확산으로 K푸드와 K뷰티,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함께 높아진 데다 현지 생산과 유통 기반도 확대되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구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과거 해외사업이 계열사별로 시장을 개척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 미국에서는 생산과 유통, 콘텐츠를 하나의 사업 모델로 연결하는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현지 생산을 맡고, CJ푸드빌과 CJ올리브영이 소비자 접점을 넓히며 CJ대한통운이 물류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생산하고 판매하는 체계를 구축해 그룹 차원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 시장은 K컬처의 인기만으로 성과를 담보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현지 식품·유통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한 데다 생산시설과 물류 인프라, 매장 확대 등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초기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외형 성장보다 투자 회수와 수익성 확보가 더 중요하다"며 "K컬처에 대한 관심을 일시적인 소비로 끝내지 않고 현지 소비자의 반복 구매와 브랜드 충성도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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