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10조 쓴 HMM, 현대무벡스 지분도 매각···'실탄 확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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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쓴 HMM, 현대무벡스 지분도 매각···'실탄 확보' 본격화

등록 2026.09.24 15:08

이건우

  기자

현금 12조원 보유에도 비핵심 자산 현금화15개월간 10조원 투자···2030년까지 29조원 투입 예정HMM "매각대금은 투자재원···추가 지분 매각은 미정"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HMM이 선박과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맞춰 현대무벡스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데 이어 2030년까지 29조원을 투입하는 중장기 전략을 추진하면서 보유자산도 현금화하는 모습이다. 약 12조원의 유동성을 보유한 HMM이 추가로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대규모 선박 발주와 해외 터미널 투자에 대비해 재원 확보 수단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M은 지난 17일 현대무벡스 보통주 400만주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1만9122원으로 총 764억8800만원을 확보했다. 이번 거래로 HMM의 현대무벡스 보유 주식은 1448만8876주에서 1048만8876주로 줄었으며 지분율은 13.01%에서 9.42%로 낮아졌다.

현대무벡스는 HMM이 과거 현대그룹 계열사 시절부터 지분을 보유해 온 물류자동화 업체다. HMM은 지난달 20일 투자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현대무벡스 지분 400만주의 거래계획을 보고했다. 이번 매각으로 기존 투자자산 일부를 현금화했으며 잔여 지분 9.42%에 대해서는 현재 추가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HMM의 재무 여력을 고려하면 이번 지분 매각이 당장 부족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조833억원이며 단기금융상품 등을 합친 유동성은 약 12조1000억원 수준이다.

선박 건조대금과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유지하면서 추가 발주와 터미널 투자를 병행해야 하는 만큼 기존 보유자산을 활용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HMM의 투자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HMM은 지난달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5개월간 약 10조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신조선 발주와 선대 확충을 중심으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투입할 자금도 상당한 수준이다. HMM은 지난 7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약 29조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2024년 발표한 23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에서 지난해 말까지 집행한 2조7000억원을 제외하면 기존 계획보다 8조2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신규 선박 확보뿐 아니라 항만 인프라 확충과 친환경·디지털 전환 등에 자금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HMM은 2030년까지 컨테이너선 166척과 벌크선 110척 등 총 276척 규모의 선대를 구축할 계획이다. 컨테이너선은 2024년 발표한 기존 계획보다 36척 늘어나지만 전체 적재능력은 155만TEU에서 147만TEU로 소폭 줄어든다. 초대형 선박을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중소형 선박을 확보해 원양 항로와 근해 항로를 촘촘하게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대형 선박이 주요 항만을 오가고 중소형 선박이 주변 항만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방식으로 운항망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벌크 사업에서는 선박 발주와 장기 화물 확보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HMM은 지난 8일 브라질 최대 광산업체 발레와 약 4조7000억원 규모의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 신규 발주한 21만톤급 벌크선 8척을 2030년부터 순차적으로 투입해 척당 25년간 운송할 예정이다. 신조선 인도에 앞서 장기간의 운송 물량을 확보해 투자 이후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운 시황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HMM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120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232억원으로 26% 감소했다. 매출이 늘었음에도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향후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선박 발주 이후에도 건조 일정에 따라 대금이 지급되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현금 지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해외 터미널 투자와 친환경 선박 전환 비용까지 고려하면 기존 보유 현금과 영업활동으로 창출하는 자금을 장기간에 걸쳐 배분해야 한다.

HMM 관계자는 "중장기 투자 전략에 따라 필요한 자금이 늘어나면서 현대무벡스 지분 일부를 정리해 투자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며 "특정 사업에 매각대금을 배정한 것은 아니며, 기본적으로 회사가 보유한 유보금을 활용해 중장기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무벡스의 남은 지분 일부를 추가로 매각할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으며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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