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한 달 새 18% 하락에도 반등 초점최근 10년 매수·적극매수 비중 91.17%법인영업 기여 중심 평가 구조 지적
코스피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증권가가 시장 전망을 내놓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는 지수 대신 업종·종목으로 초점을 옮겼고,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은 곳들은 중장기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부정적 시각 제시에는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리서치의 신뢰도와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최근 한 달간(7월6일~8월5일) 8051.33에서 6598.26으로 18.05% 하락했다. 이 기간 종가 기준 최고치는 8051.33, 최저치는 5593.56으로 고점 대비 저점 낙폭은 30.53%였다. 하루 절대 등락률이 5% 이상인 날은 9거래일로 집계됐다. 지난달 28일 10.84% 급락한 뒤 31일에는 17.91% 급등하는 등 단기간에 방향이 수차례 뒤집혔다.
급락 뒤에도 '회복 경로'···하락 시나리오는 제한적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이후 증권사 보고서는 대체로 추가 하락 위험보다 급락 이후의 회복 경로에 초점을 맞췄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 등은 8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대신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은 밴드 대신 단계별 지수 수준을 설정했다.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 어렵다고 판단한 일부 증권사는 구체적인 수치 대신 업종·종목 대응 전략에 집중했다. 예상 범위의 하단을 낮춘 경우에도 이를 지지선이나 스트레스 구간으로 해석하고 이후 반등 가능성을 함께 제시했다.
이 같은 낙관적인 판단 성향은 최근 장세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00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애널리스트 보고서 약 74만건을 분석한 결과, 2015~2024년 매수와 적극매수 의견 비중은 91.17%에 달했다. 같은 기간 매도의견은 0.14%에 그쳤고 적극매도의견은 0건으로 집계됐다. 투자의견 하향 비중도 1.51%로 나타났다.
목표주가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15~2024년 목표주가에 반영된 예상수익률은 평균 33.91%였지만 주가 하락을 예상한 사례는 2.07%에 그쳤다. 그러나 목표주가의 1년 후 달성 비율은 2015~2023년 18.54%로, 2000~2014년 30.46%보다 낮아졌다. 상승 기대는 커진 반면 실제 달성률은 떨어지면서 리포트 신뢰도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다만 최근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나온 관측만으로 리서치 정보의 가치가 이전보다 더 낮아졌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장이 크게 출렁이면 구체적인 수치를 예측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최근 흐름만 놓고 정보의 변별력이 더 나빠졌다고 평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영업 기여 중심 평가···부정적 의견 낼 유인 약화
낙관 편향의 배경에는 애널리스트 평가와 보상이 예측의 정확성보다 증권사 수익 기여도에 더 크게 연동되는 구조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리서치 보고서는 대부분 무료로 제공돼 해당 부문이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고, 기관투자자 대상 세미나와 거래 유치 등 법인영업 지원 역할을 요구받기 쉽기 때문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평가 기준은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전망을 얼마나 정확히 했는지보다 기관투자자 대상 세미나와 법인영업 기여도가 더 크게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예측력을 높일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증권사가 기관투자자와 담당 기업 양쪽을 의식해야 하는 환경도 부정적 의견이 드문 이유 중 하나다.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종목을 낮게 평가하면 고객 대응에 부담이 될 수 있고, 기업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향후 정보 취득과 소통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 반면 긍정적인 전망과 신규 종목 추천은 기관투자자의 매매를 유도해 증권사의 중개수익에 기여할 수 있다.
해외는 후속 보고서 수요···국내는 커버리지 중단 가능
해외 역시 법인영업과 리서치가 연계된 구조는 국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기관투자자 기반이 넓고 장기 보유 종목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 추적하려는 수요가 크다. 이 때문에 실적이나 사업 여건이 악화돼도 후속 보고서를 내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전망이 좋지 않은 종목에 부정적 의견을 내기보다 분석 자체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커버리지가 기관 수요가 큰 대형주나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한 종목에 집중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해상충을 줄이고 리서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애널리스트의 성과평가 기준을 증권사 수익 기여도보다 정보의 정확성·객관성·유용성에 연계하고 리서치 부문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업이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량을 늘려 애널리스트가 사적 네트워크에 의존하지 않고도 차별화된 판단을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사적인 정보 취득 경로가 제한된 상황에서는 기업이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정보량을 늘려야 한다"며 "경영진 가이던스와 컨퍼런스콜, 애널리스트와의 공식적인 질의응답 기회를 확대하면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도 서로 다른 해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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